한국선수가 뛴 적 없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지만 한국투어에는 진심을 다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하 ATM)는 30일 오후 8시 4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 ‘쿠팡플레이 시리즈 2차전’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2-1로 눌렀다. 지난 27일 팀K리그에게 2-3으로 패했던 ATM은 한국투어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이날 서울월드켭경기장에 6만 4185명이 입장했다. K리그 경기에서는 볼 수 없는 엄청난 인파였다. 대부분의 팬들이 트레블을 달성한 맨시티를 관전하러 왔다. 경기장에 하늘색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압도적으로 많아 큰 물결을 이뤘다. 마치 맨시티 홈구장 에티하드 스타디움을 연상시켰다. 맨시티 응원가인 ‘헤이 주드’를 열창하는 팬들까지 나왔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자 축구팬들은 ATM 선수들의 수준 높은 플레이에 열광했다. 앙투안 그리즈만 등 일부 선수를 제외하면 맨시티에 비해 국내에서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ATM 선수들의 테크닉은 어마어마했다. 공을 잡자마자 엄청난 스피드로 역습에 가담했고, 정확한 티키타카를 골로 연결했다. ATM은 정교하고 아기자기한 라리가 축구의 정수를 선보였다.
처음에 맨시티에게 일방적으로 쏟아졌던 응원이 점차 ATM에게도 나눠졌다. 두 팀이 펼치는 수준 높은 축구에 팬들이 팀을 가리지 않고 열광했다. 선수들의 하이테크닉이 나올 때마다 관중석에서 “와!”하는 탄성이 터졌다. 마치 축구경기가 아닌 발레나 클래식 콘서트를 연상시켰다.
ATM은 처음부터 한국투어에 진심을 다했다. 한국에 입국한 선수단은 인천공항에 마중나온 팬들에게 친절하게 팬서비스를 베풀었다. 선수단은 한글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특별제작해 경기에 임했다. 한국 팬들도 더 친숙함을 갖게 됐다. 경기 후 그리즈만은 한국 팬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건넸다. 선제골을 넣은 멤피스 데파이는 유니폼까지 벗어 선물했다. 팬서비스도 만점이었다.
경기 후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한국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비가 오고 기상이 안 좋았는데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다. 경기장이 가득 차서 만족스러웠다. 팬들이 빨간색 유니폼을 많이 입고 온 것을 보니 아시아 시장에서 밑거름이 된 것 같다”며 팬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번 투어를 계기로 ATM은 한국시장에서 구단의 브랜드 인지도를 크게 상승시켰다. 팀K리그는 ATM을 3-2로 꺾으며 경쟁력을 충분히 발휘했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 역시 배준호 등 K리거들에게 좋은 인상을 받았다. 비록 이강인의 ATM 입단은 좌절됐지만, 또 다른 한국선수가 ATM에 입단해 맹활약을 펼칠 날을 기대해본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