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축구가 실낱같은 16강 희망을 이어갔다.
콜롬비아 여자축구대표팀은 30일 오후 6시 호주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FIFA(국제축구연맹)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독일을 2-1로 제압했다.
콜롬비아는 지난 한국전(2-1)에 이어 연승을 달리며 승점 6점으로 조 1위에 올랐다. 모로코를 6-0으로 대파했던 독일은 뜻밖의 일격을 맞으며 승점 3점(골득실 +5)으로 2위가 됐다. 조 3위는 모로코(승점 3, 골득실 -5), 4위는 한국(승점 0, 골득실 -3)이다.
콜롬비아가 선제골을 터트렸다. 후반 7분 박스 왼쪽에서 공을 잡은 2005년생 린다 카이세도가 양발 드리블로 수비를 따돌린 뒤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망을 갈랐다. 그는 한국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하며 자신이 왜 이번 대회 최고 유망주로 불리는지 똑똑히 증명했다.
독일이 경기 막판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후반 42분 레나 오베르도르프가 박스 안에서 골키퍼에게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알렉산드라 포프는 침착하게 골키퍼를 속이고 득점하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 종료 직전 극장골이 터졌다. 후반 추가시간 6분 코너킥 상황에서 마누엘라 바르가스가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결국 한 치 앞을 알수 없었던 승부는 콜롬비아의 짜릿한 2-1 승리로 막을 내렸다.
대이변이다. 독일은 FIFA 랭킹 2위로 우승 후보로 불렸고, 콜롬비아는 FIFA 랭킹 25위였기에 많은 이들이 독일의 승리를 점쳤다. 그러나 독일은 전체적으로 경기를 주도하고도 결정력에서 밀리며 1995년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패배의 쓴맛을 보고 말았다.
이로써 한국은 16강에 오를 수 있는 마지막 경우의 수를 남겨두게 됐다. 독일이 콜롬비아에 패하지 않았다면 한국은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지만, 콜롬비아가 이변을 만들면서 조기 탈락 확정은 피했다.
물론 여전히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국은 같은 날 조별리그 2차전에서 모로코에 0-1로 충격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모로코는 FIFA 랭킹 72위로 한국(FIFA 랭킹 17위)보다 한 수 아래 상대로 평가받았지만, 전반 6분 하나네 아이트 엘하즈의 선제골에 힘입어 역사상 첫 승리를 거뒀다.
이제 경우의 수는 단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최종전에서 모로코가 콜롬비아에 패하고, 한국이 5골 이상 격차로 독일을 격파해야 한다. 한국은 득실차와 다득점에서 독일에 크게 뒤져있기 때문. 만약 모로코가 콜롬비아를 상대로 승점을 따내거나 한국이 독일전에서 4골 이하로 승리할 시에는 16강 진출이 좌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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