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9대 1 정도로 끝난 상황이었다. 내 잘못이 더 크다.”
한 장 남은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두고 맞붙은 경기에서 1승의 가치는 1승 이상이었다. 지켜보던 많은 이들이 사실상 다 잡았던 경기라고 생각할 정도로 승리의 9부 능선을 넘었던 팀이 역전 당하는 걸 지켜본 최우범 감독은 분통을 터뜨리면서 자신을 자책했다.
OK브리온은 30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2라운드 농심과 경기서 1세트 승리 이후 2, 3세트를 역전 당하면서 1-2로 패했다. 특히 3세트는 20분대 초중반까지 4000골드 이상 앞서가면서 승기를 잡은 상황이었다. 이날 패배로 인해 OK브리온은 시즌 12패(4승 득실 -15)째를 당하면서 공동 8위로 미끄러졌다.
승리를 눈 앞에서 놓친 최우범 감독은 “1, 2, 3세트 3경기 모두 이겨야 되는 경기라고 생각한다. 2세트는 봇 라인이 걸려있을 때 갱 압박을 받음에도 무리하게 역킬 각을 내주면서 경기가 꼬였다. 유리하던 상황이었다. 3세트는 사실 ‘프로라면 지면 안되는 경기’라고 생각한다. 상대가 어떤 움직임을 펼칠지 다 알고 있었다. 바론 둥지에 핑크 와드도 설치되어 있는 그런 상황이다. 상대가 할 수 있는 동작이 하나 밖에 없음에도 프로라면 하면 안되는 경기였다”고 침울해했다.
덧붙여 최 감독은 “사실 경기는 9대 1 정도로 끝난 상황이었다. 이런 경기를 역전 당하는 건 내가 더 잘못해서다. 이런 안일한 실수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것들을 지키지 못하고 한 경기라 져도 마땅한 경기였다”고 쓴 소리를 연달아 쏟아냈다.
소규모 난전에서 약점을 보인다는 질문에 그는 “우리가 난전 구도에서 부족한 점이 있다. 2대 2 교전이나 3대 교전에서 약점이 보여서 정돈된 한타를 하려고 하기는 하다. 확실한 것은 우리가 한타를 진짜 못한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다. 한타를 못한다는 생각은 저는 항상 이번 시즌 내내 선수들한테 가지고 있었다”면서 “최대한 이제 한타를 하기 전에 유리한 구도를 만들자로 좀 접근을 했다. 내 기준에서는 1, 2 경기가 그렇다 치는데 3경기는 정말 지면 안 되는 게임이라고 저는 생각을 한다. 3경기 자체가 지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다시 한 번 3세트 역전패에 대한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최우범 감독은 “농심전 경기력은 프로답지 못했다. 이런 경기력이면 플레이오프는 못 올라가는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경기력이 좋아졌다가 급속도로 안 좋아지는데, 이 점이 많이 아렵다. 고쳐지면 되돌아가고, 좋아졌다가 나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어 어렵다. 그저 남은 경기를 최선을 다하겠다”고 남은 9주차 두 경기 각오를 전하면서 “팬분들께 죄송한 경기력을 보여드린 것 같다. 이겨야 되는 경기를 지는게 지켜보시는데 가장 힘드시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럼에도 그 경기가 또 나와버렸다. 죄송하다. 우리는 선수들 뿐만 아니라 나와 코치친들도 정신을 확실하게 차려야 할 것 같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