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축구가 대회 최약체 상대로 무너졌다.
대한민국은 30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애들레이드의 하인드마시 스타디움에서 모로코(72위)와 2023 FIFA(국제축구연맹)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서 0-1로 패했다.
앞선 콜롬비아전에서 0-2로 패했던 한국은 H조 최약체 모로코(세계 랭킹 72위) 상대로 패하면서 16강행이 사실상 불발됐다. 3차전은 세계 랭킹 2위인 독일이다. 독일은 1차전서 모로코를 6-0으로 대파한 바 있다.
여자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1,2위만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
콜롬비아전 직후 필승 각오로 나선 모로코전이지만 한국은 오히려 최약체 모로코의 투지와 기술에 고전하면서 다시 한 번 아쉬운 성적을 남기게 됐다.
한국은 모로코전서 과감한 라인업을 택했다. 박은선이 선발로 나섰다. 182cm의 장신 공격수인 박은선은 지난 25일 콜롬비아와 1차전에선 후반 교체 투입됐다. 여기에 조소현-손화연이 힘을 보탠다.
중원은 장슬기-지소연-이금민-추효주가 나섰다. 스리백은 김혜리-심서연-홍혜지가 구축했다. 선발 골키퍼는 맏언니 김정미.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콜린 벨 감독은 콜롬비아전서 치명적인 실책을 저지른 선수를 제외하는 용단을 내렸다. 골키퍼 윤영글 대신 맏언니 김정미가 나섰다.
페널티킥을 내줬던 심서연도 당초에는 선발 명단서 제외됐다. 그러나 대신해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던 임선주가 워밍업 직후 부상을 호소해서 선발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콜롬비아전에 이어 모로코전도 자멸했다. 전반 6분 한국은 모로코에게 프리하게 크로스를 내주며 즈라이디의 헤더 선제골을 허용했다. 모로코의 월드컵 무대 역사상 첫 득점.
전반 13분 다시 한 번 홍혜지가 수비 과정에서 크로스를 막아내는 과정에서 다시 한 번 한국 골문 쪽으로 향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연달아 위기를 넘긴 한국은 전반 19분 장슬기가 올려준 공을 박은선이 내줬다. 이를 손화연이 쇄도하면서 슈팅을 시도한 것이 무산됐다.
전반 25분 한국은 지소연이 정확한 왼발 크로스를 올리고 이를 박은선이 다이브 헤더로 연결했으나 아주 살짝 벗어나면서 탄식을 자아냈다.
모로코는 전반 29분 살마 아마니가 쇄도 이후 직접 골문을 겨냥한 슈팅으로 추가골을 노렸지만 무산됐다. 전반은 그대로 한국이 0-1로 뒤진 채 마무리됐다.
후반도 마찬가지 흐름이었다. 콜림 벨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손화연 대신 최유리, 추효주 대신 문미라를 투입하면서 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오히려 모로코의 기세가 매서웠다. 후반 6분 레두아니가 다시 한 번 위협적인 기회를 잡으면서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후반 7분 장슬기가 슈팅을 날린데 이어 후반 9분 문미라가 슈팅을 날린 것이 모두 무산됐다.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후반 24분 박은선 대신 전은하를 투입했다.
연달아 위기에 빠진 한국은 후반 39분 홍혜지 대신 케이시 페어, 후반 44분 이금민 대신 천가람을 투입하면서 총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모두 역부족이었다.
한국은 승리를 커녕 다시 한 번 골을 넣는 것에도 실패하면서 2연패로 아쉬움을 남긴 채 이번 월드컵을 떠날 위기에 놓이게 됐다.
앞선 2018 대회에서도 한국은 조별리그서 전패를 기록하면서 쓸쓸하게 떠난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3차전 독일전서 패하면 두 대회 연속으로 패배할 위기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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