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덕' 설영우, 유니폼 교환에 하이파이브까지..."그리즈만이라 기다렸어요"[서울톡톡]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07.28 11: 21

설영우(24, 울산 현대)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그는 승리는 물론이고 꿈꾸던 앙투안 그리즈만(32,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과 유니폼 교환까지 모두 이뤄냈다.
팀 K리그는 27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친선경기 맞대결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3-2로 제압했다. 이로써 팀 K리그는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스페인 거함' 아틀레티코에 패배의 쓴맛을 선물했다.
팀 K리그는 전반 12분 토마 르마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후반 4분 안톤이 세징야가 올려준 프리킥을 절묘한 백헤더로 연결하며 동점골을 터트렸다.

팀 K리그가 이순민의 극장골에 힘입어 '스페인 거함' 아틀레티코를 무너뜨렸다.팀 K리그는 27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친선경기 맞대결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3-2로 제압했다. 이로써 팀 K리그는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아틀레티코에 패배의 쓴맛을 선물했다.전반 팀 K리그 설영우가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다. 2023.07.27 /sunday@osen.co.kr

27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팀 K리그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경기가 열렸다.전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그리즈만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2023.07.27 /sunday@osen.co.kr

1-1로 팽팽하던 후반 막판 골 잔치가 열렸다. 아틀레티코가 후반 40분 카를로스 마르틴의 득점으로 승기를 잡는가 싶었지만, 팀 K리그가 대역전극을 썼다. 후반 43분 팔로세비치의 페널티킥 골로 2-2 동점을 만들었고, 후반 추가시간 이순민의 환상적인 극장골로 승리를 챙겼다.
90분을 소화하며 승리에 힘을 보탠 설영우는 경기 후 "프로 생활을 통틀어서 제일 힘들었고, 제일 정신없이 지나간 경기였다. 역습이 진짜 내가 게임에서나 하던 속도로 올라오더라. 패스 정확도는 말할 것도 없고, 개인 능력이 너무 좋아서 도저히 막을 방법이 없었던 것 같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설영우는 "(홍명보) 감독님이 많이 이기고 싶어 하셨던 것 같다. 저런 팀 상대로 승리한다는 것 자체가 인생에 있어서 값지고 좋은 경험이다. 나 역시 너무 이기고 싶었는데 솔직히 이길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진 못했다. 그런데 내가 잘해서 이겨서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라며 기뻐했다.
팀 K리그가 이순민의 극장골에 힘입어 '스페인 거함' 아틀레티코를 무너뜨렸다.팀 K리그는 27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친선경기 맞대결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3-2로 제압했다. 이로써 팀 K리그는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아틀레티코에 패배의 쓴맛을 선물했다.전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그리즈만이 관중석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2023.07.27 /sunday@osen.co.kr
기대하던 그리즈만과 맞대결은 어땠을까. 설영우는 "경기장에 들어가기 전에는 그리즈만 선수를 유심히 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럴 겨를이 없었다. 다 그리즈만 같더라"라며 미소를 지었다.
앞서 그리즈만은 쿠팡플레이와 인터뷰 도중 축구 게임에서 '설영우 카드'를 갖고 있다며 그를 안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설영우 역시 "그런 대단한 선수가 언급했다는 게 너무 영광스럽다"라며 그리즈만과 유니폼을 교환하고 싶다고 밝혔다.
설영우의 꿈은 현실이 됐다. 그는 "그리즈만이랑 유니폼을 바꿨다. 끝나자마자 가서 '내가 설영우다'라고 하니까 안다고 하더라. 영어 실력은 안 좋지만, '아임 설영우'라고 하니까 안다면서 하이파이브 해줬다. '셔츠 체인지' 해달라고 하니까 들어간 뒤 기다리라고 해서 20분가량 기다렸다. 내가 누구를 이렇게 기다려본 적이 없는데 그리즈만이라 기다렸다"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물론 그리즈만 유니폼을 노리는 이는 설영우만이 아니었다. 그는 "그리즈만을 기다리는 선수가 많았다. 그런데 내가 이미 먼저 밖에서 얘기를 해놔서 친구들에게 '내가 먼저 이야기했다'고 했다. 그래서 친구들이 양보해줬다"라고 뿌듯하게 말했다.
[사진] 왼쪽부터 이승우, 설영우, 김영권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사진] 태클하는 설영우 / 쿠팡플레이 제공.
설영우는 이날 유일하게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원래라면 팀 K리그 선수 22명이 번갈아 뛰었어야 했지만, 중앙 수비수 티모가 코로나 양성 반응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한 명은 90분을 뛰어야 하는 상황.
그 주인공은 바로 설영우였다. 그는 "경기 전에 감독님께서 먼저 '풀타임 괜찮겠냐'라고 물어보셨다. 티모 선수가 갑작스럽게 아프게 돼서 우리끼리도 '누군가 풀타임을 뛰어야 하는데 누가 될까'라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역시 나였다. 감독님이 부르셨는데 팀에서 경기 뛰려면 당연히 괜찮다고 해야 한다. 그래서 괜찮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설영우는 자신은 '촌놈'이 맞다고 인정했다. 촌놈은 홍명보 감독이 그를 부르는 별명이다. 설영우는 어느덧 국가대표 수비수이자 K리그 대표 스타로 자리 잡았음에도 "내가 촌놈인 건 나 역시 너무 잘 알고 있다. 그 타이틀은 아마 평생 못 뗄 것 같다"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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