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이지만...대전에서 응원하러 왔어요."
수능도 전국에 내려진 폭염 특보도 뜨거운 팬심을 꺾기엔 부족했다.
22명의 K리그 올스타로 꾸려진 팀 K리그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27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팡플레이 시리즈 친선경기 맞대결을 펼친다. 홍명보 울산 감독과 최원권 대구 감독이 각각 감독과 코치로서 팀 K리그를 지휘한다. 아틀레티코의 방한은 이번이 처음이다.
쿠팡플레이 시리즈의 문을 여는 경기다. 이번 시리즈는 팀 K리그와 아틀레티코의 1차전을 시작으로 30일 아틀레티코와 맨체스터 시티의 2차전, 내달 3일 파리 생제르맹(PSG)과 전북 현대의 3차전이 열린다.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인파로 가득했다. 티켓 판매 28분 만에 6만 6000여 석이 빠르게 매진된 만큼 K리그 각 구단 유니폼을 입은 팬들뿐만 아니라 아틀레티코 유니폼을 입은 팬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체감 온도 32°가 넘는 무더위였지만, 팬들의 표정은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쿨링 존에서 시원한 물과 부채를 받아 가는 팬들도 많았다. 모든 축구 팬들의 축제인 만큼 K리그1과 K리그2뿐만 아니라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 AC 밀란 등 여러 팀의 유니폼이 경기장을 형형색색으로 수놓았다.
대전에서 기차를 타고 온 남매 이서정(21) 씨와 이준서(19) 씨도 아틀레티코 선수들을 직접 만날 생각에 설렘으로 가득했다. 오랜 아틀레티코 팬이라는 준서 씨는 "고3이지만, 응원하러 왔다"라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준서 씨는 벌써 7년 차 아틀레티코 팬이었다. 그는 "2015-2016시즌에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르는 모습을 보고 빠졌다. 예전에는 앙투안 그리즈만 선수를 제일 좋았는데, 지금은 야닉 카라스코 선수가 가장 좋다"라고 발했다.
하지만 준서 씨가 입고 온 유니폼 마킹의 주인공은 마르코스 요렌테였다. 그는 "리버풀전 멀티골 때문에 요렌테 유니폼을 샀다"라며 "오늘도 아틀레티코가 3-2로 이길 것 같다. 오늘은 멤피스 데파이가 골을 넣길 바란다. 경기를 많이 못 뛰어서 득점하면 좋겠다"라고 기대를 걸었다.
페르난도 토레스의 옛 유니폼을 걸치고 온 서정 씨는 사실 K리그 팬이었다. 그녀는 "난 전북 팬이다. 동생이 아틀레티코를 진짜 좋아한다. 동생 때문에 나도 아틀레티코를 알게 됐다"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서정 씨도 어느새 아틀레티코에 스며든 상태였다. 그녀는 "아틀레티코에서는 요렌테가 제일 좋다. 요렌테가 골 넣는 모습을 보고 싶다"라며 "아틀레티코가 큰 점수 차로 이길 것 같다"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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