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위험한데".
러시아 'RBC 스포츠'는 27일(한국시간) "다빈손 산체스의 러시아행이 불발됐다. 모든 조건에 합의했지만 국제 정치 이슈가 개입했다"고 설명했다.
토트넘은 올여름 산체스 판매를 원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17년 여름 아약스를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료는 무려 4200만 파운드(약 690억 원), 당시 토트넘 역사상 최고 이적료였다.
이는 토트넘이 2019년 탕귀 은돔벨레를 옵션 포함 총액 7000만 유로(약 986억 원)에 영입하기 전까지 깨지지 않았고, 지금도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크트' 기준 토트넘 역대 이적료 5위에 달하는 금액이다. 산체스는 2017년 아약스 올해의 선수로 뽑히기도 한 만큼 기대가 컸다.
하지만 토트넘에서는 부진을 거듭했다. 산체스는 첫 시즌 나름 준수한 활약을 보여줬지만, 갈수록 약점을 노출하며 벤치만 지키기 시작했다. 특히 황당한 실수와 패스 미스가 너무나 많았고, 상대 압박에 쩔쩔맸다. 입지를 잃은 산체스는 지난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고작 1231분만 소화하는 데 그쳤다.
토트넘 팬들도 이미 산체스를 포기한 지 오래다. 그는 지난 4월 본머스전에서 전반에 교체 투입됐지만, 2실점에 관여하며 후반에 재교체됐다. 팬들은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그를 향해 야유를 퍼부었고, 산체스는 벤치에 앉아 눈물을 훔쳤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지만, 산체스가 설 자리는 여전히 없다. 오히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포백을 원하기에 그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 스파르타크가 유력한 행선지로 떠올랐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에 따르면 스파르타크는 산체스 영입을 위해 1200만 유로(약 169억 원)를 제의했다.
영국 '더 타임스' 역시 "토트넘과 스파르타크는 이적료 1500만 유로(약 211억 원)에 산체스 이적에 합의했다"라고 전했다.
산체스의 선택만 남은 상황. 하지만 그의 결정과 별개로 이적 자체가 불발될 가능성이 생겼다. PL 측에서 러시아 구단과 거래하는 것을 강하게 막으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적인 제재를 받고 있다. 여기에 얼마전 쿠데타 시도가 있어 위험한 나라로 평가받는다.
RBC 스포츠는 "산체스의 모스크바 이적은 모든 조건이 합의됐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PL 리그 지도부는 이번 거래에 개입하지 않았지만 영국 스포츠부가 산체스에게 모스크바행을 만류했다"라면서 "토트넘 구단은 정치적인 이유로 PL 리그나 영국 스포츠부와 싸우기를 원치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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