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최고 스타' 세징야(34, 대구FC)가 팬 투표 최다 득표의 비결을 '외모'에서 찾았다.
22명의 K리그 올스타로 꾸려진 팀 K리그는 27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쿠팡플레이 시리즈 친선경기 맞대결을 펼친다. 경기를 앞두고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팀 K리그 선수단 숙소인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 데이지홀에서 미디어 자율인터뷰를 진행했다.
올스타 팬 투표 최다 득표에 빛나는 세징야도 빠지지 않았다. 그는 이번 투표에서 무려 5만 6133표를 받으며 전체 후보 44명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2위 대전 이창근(5만 2160표)를 4천 표 차이로 따돌렸다.
3번째 올스타 선정이기도 하다. 세징야는 2019년 유벤투스와 맞대결을 펼칠 때도 전체 득표 2위를 차지하며 베스트 11에 뽑혔고, 작년 토트넘 홋스퍼를 상대할 때도 함께했다. 그만큼 대구를 넘어 모든 축구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K리그 대표 외인이다.
세징야는 "K리그 올스타에 세 번이나 뽑혔다. 베테랑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너무 기쁘고 즐겁게 생각한다. 팬분들이 많이 투표해 주셨기 때문에 내가 잘해야 한다. 경기에서 득점하고 어시스트하고 세레머니까지 한다면 투표해 주신 분들께 보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대구가 휴식기 이후 바로 만나는 상대는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이다. 이를 알고 있는 홍명보 감독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다음 경기가 대구인데...(세징야를) 89분까지는 한번"이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세징야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홍명보) 감독님께서 그런 농담을 해주셔서 재밌었다. 공교롭게도 다음 경기가 울산이다. 내가 감독이라도 그렇게 얘기했을 것"이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물론 현실적으로 그러진 않을 것이다. 감독님께서 몇 분이든 기회를 주시면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겠다. 우리가 여기에 왜 왔는지 그런 생각만 하고 있다. 농담은 재밌게 넘어가고 경기에 더 집중해서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만약 벤치에서 교체 사인이 나오지 않는다면 어떨까. 세징야는 "최원권 감독님께서 절대로 90분을 못 뛰게 할 것이다(웃음). 현실적으로 90분을 다 뛰기는 어렵다. 다른 좋은 선수들도 같이 왔다. 공평하게 시간을 나눠서 뛰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받아쳤다.
대구 동료 황재원도 올스타에 함께 뽑혔다. 올스타 3회차 세징야가 지켜본 황재원은 어땠을까. 그는 "재원이가 대구에서와 달리 조금 얼어있는 것 같더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보였다. 그래도 장난도 치고 이야기도 나누고 하다 보면 축구 내외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더 빨리 녹아들 수 있도록 돕겠다"라며 미소 지었다.
세징야는 내심 '세징야-에드가-바코' 삼각편대를 꿈꾸고 있었다. 그는 함께하지 못해 아쉬운 선수가 있느냔 질문에 "팀 동료 에드가가 왔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울산 바코도 아쉽다. 바코-세징야-에드가 호흡을 맞춘다면 어땠을까 싶다. 어떤 플레이가 나올지 기대했다"라고 답했다.
이어 세징야는 "바코와 개인적인 친분은 없다. 하지만 그가 보여주는 활약을 보면 당연히 함께 뛰어보고 싶기 마련이다. 바코와 내 축구 스타일은 다를 수 있지만 팬들이 수염이나 외모가 닮았다고 하더라. 다만 미안하지만, 얼굴은 내가 조금 더 잘생겼다. 다시 한번 말하자면 좋은 선수와 경기하는 건 언제나 영광이다. 얼굴 때문에 내가 뽑힌 것 같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세징야는 전날(26일)까지만 해도 자신이 왜 1위가 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에게 이제 외모라는 답을 찾은 것 같다고 하자 "그런 것 같다"라며 웃음을 터트린 뒤 "농담이고 사실 나도 정말 놀랐다. 1등을 하게 될 줄 몰랐다. 한국에서 8년 동안 있으면서 팬분들께 좋은 인상을 남긴 것 같다. 그 덕분에 많은 표를 받지 않았나 싶다. 너무나 감사드린다. 작년에도 조현우(울산)가 1위였기에 생각도 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K리그 공식 인스타에 올라온 한 영상이 화제를 모았다. 티모(광주)가 이정효 광주 감독 사진을 보고 이름을 답하지 못한 것.
세징야도 당시 현장에 있었다. 그는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크게 웃더니 "너무 웃겼다. 어떻게 감독님 이름을 모를 수 있냐고 했다"라면서도 "사실 외국인 선수들에게는 한국 이름이 너무 어렵긴 하다. 발음하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까 외우기 어렵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물론 세징야는 최원권 대구 감독의 이름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는 "나는 최원권 감독님과 코치 때부터 다 같이 했다. 절대 모르면 안 된다"라며 조광래 단장 이름까지 꺼냈다. 그는 "최원권. 조광래"라고 또박또박 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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