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를 하면서 이질감을 느끼면 짜증을 내야 한다. 하드웨어는 괜찮지만, 너무 화도 없고, 승부욕도 약하다.”
흥분하지 않고, 차분한 어조로 조목조목 광동의 문제점을 말하는 김 감독은 평소와는 달랐다. 단순히 패배의 아쉬움이나 순위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얹잖음 보다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특별한 지령이었다.
김대호 감독이 이끄는 광동이 동부의 왕에서 결국 밀려나고 말았다. 광동은 지난 26일 2023 LCK 서머 2라운드 KT전 0-2로 패하면서 7연패의 늪에 빠졌다. 4승 11패 득실 -12로 6위에서 8위로 두 계단이나 순위가 떨어졌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김대호 감독은 “경기장에 오면서 우리가 현재 꼴등 팀의 전력이고, KT는 젠지를 잡기도 했지만 그런 조건들과 상관없이 우리가 잘하면 이길 수 있다는 구도가 그려졌다. 이겨도 별로 안 이상할 것 다는 같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져서 아쉽다”고 KT전 패배를 평가했다.
덧붙여 김 감독은 “KT는 자신감이 있고, 움직임이 좋다. 뭐라고 설명을 한다면 교전이 날 것 같은 장소에 일단 붙더라도, 교전이 안 나와도 손해가 크지 않게 잘 움직인다”고 KT의 조직력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김대호 감독은 광동이 조합한 녹턴이 7레벨, 노틸러스가 6레벨 궁극기를 찍은 타이밍을 예시로 들었다. KT의 뽀삐는 6레벨, 마오카이는 5레벨인 시점. 강가를 교전 지역으로 찍었지만, 미드 트리스타나의 화력이 빠진 상황에서 정글러의 미드 갱킹 경고를 듣고도 쓰러진 트리스타나로 인해 팀의 스노우볼이 멈추는 것에 대해 아쉬워했다.
즉 팀적인 움직임에서 상대에게 당하는 압박을 알고도 당하는 것에 대해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2세트 역시 김 감독은 비슷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2세트는 잘 싸웠다. 결론은 KT는 자신감이 넘치고, 우리 선수들은 자신감이 없다. 그 모습이 인게임적으로 나온다는게 문제다. 상대 뽀삐가 9레벨로 2, 3분 가량 캠프 대신 강가 부시를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돌파를 해야 하는데 움직이지 않았다. 이걸 자신감 있게 싸움을 걸어야 한다. 숙련되기 전에 결과이 좋지 않을지라도 자꾸 시도해야 한다, 그래야 더 구체적인 플레이로 녹여낼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대호 감독은 “남은 3경기, 이번 KT전과 마찬가지로 동일하게 준비할 생각이다. 선수들은 더 할 나위 없이 노력하고 있다. 결과가 안 쫓아가서 죄송하다. 계속 두들기다 보면 알이 깨질 수 있다고 본다. 또 연습해서 부족했던 점 보완해서 강점을 잘 살려보겠다”면서 “일부러 지려고 하는 선수, 코치, 감독, 팀은 없다. 싸우려고 했는데, 뽀삐를 이기지 못하는 걸 알고 들어가지 못했다. 그래도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다만 너무 착하다. 짜증이 나야 하는데, 그런 사람이 없다는게 아쉽다. 승부욕이 조금 더 강해졌으면 한다. 결과를 향해 조금씩 달려나갈 수 있도록 최대한 도와주고 보조하겠다. 다같이 힘내서 내일이 기대될 수 있는 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