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울 히메네스(32)가 '늑대 군단'과 5년 동행을 마무리한다. 황희찬(27, 울버햄튼 원더러스)으로서는 경쟁자이자 파트너 한 명을 잃게 됐다.
풀럼은 26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클럽은 울버햄튼에서 공격수 히메네스를 영입했다고 발표하게 돼 기쁘다. 그는 2025년 여름까지 계약에 동의했고, 클럽은 1년 연장 옵션을 갖고 있다"라고 발표했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히메네스는 "정말 중요한 이적이다. 나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아주 상징적인 팀 중 하나인 풀럼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여기에 있고 크레이븐 코티지(풀럼 홈구장)에서 뛸 수 있어 행복하다. 정말 좋은 경기장이다. 나는 여기가 좋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계속 득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같은 시각 울버햄튼 역시 "히메네스가 울버햄튼에서 보낸 5년은 이제 끝났다. 그는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57골을 넣었고, 구단의 성공에 필수적인 역할을 했다"라며 "우리는 20년 동안 팀을 새로운 높이로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줄 전설적인 중앙 공격수를 애타게 찾아왔고, 그 주인공은 확실히 히메네스였다. 그라시아스, 히메네스"라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맷 홉스 울버햄튼 디렉터도 "히메네스는 경기장 안팎에서 믿을 수 없는 선수였다. 그는 울브스 역사에 남을 대표적인 9번 중 한 명으로 평가될 것"이라며 "우리 모두는 궁극적으로 히메네스를 존경한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멕시코 국가대표 공격수인 히메네스는 클루브 아메리카(멕시코)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벤피카를 거쳐 2018년 임대로 울버햄튼에 합류했다. 그는 첫 시즌부터 모든 대회를 통틀어 17골을 몰아치며 프리미어리그 승격에 힘을 보탰다.
실력을 입증한 히메네스는 3800만 유로(약 536억 원)로 완전 이적하며 울버햄튼 클럽 레코드를 세웠고, 이후로도 쭉 울버햄튼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지난 2020년 경기 도중 상대 수비수와 머리를 부딪혀 두개골이 골절되는 심각한 부상을 당하기도 했지만, 지난 시즌 무사히 복귀했다.
히메네스는 헤드기어를 차고 돌아오긴 했지만, 이전만큼 날카로운 모습은 아니었다. 그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3경기(선발 7회)에 출전했지만, 득점 없이 1도움에 그쳤다. 결국 히메네스는 출전 기회를 찾고자 울버햄튼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지난 시즌 홈 최종전이 끝나자 피치 위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마침 공격수를 찾고 있던 풀럼이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풀럼은 주전 공격수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가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 이적을 원하고 있어 최전방 보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정확한 이적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에 따르면 풀럼은 총 550만 파운드(약 90억 원)를 들여 그를 영입했다.
황희찬의 입지도 더 단단해질 전망이다. 현재 울버햄튼에는 황희찬뿐만 아니라 사샤 칼라이지치, 마테우스 쿠냐, 파비우 실바 등 최전방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선수가 여럿 있다. 치열한 주전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히메네스의 이탈은 황희찬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