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실수가 실점의 빌미가 됐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오전 11시 호주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콜롬비아와 맞붙어 0-2로 패했다.
독일-콜롬비아-모로코와 H조에 속해 있는 한국은 1차전에서 패하면서 대회를 조 3위로 출발했다. 최하위는 전날(24일) 독일에 0-6으로 대패한 모로코다. 1, 2위는 각각 독일과 콜롬비아가 마크하고 있다.
아쉬운 실수 두 번이 한국의 패배로 이어졌다. 오는 30일 모로코와 2차전 부담감이 커졌다. 이겨야 16강행 불씨를 살릴 수 있다.
한국의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초반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전반 3분 조소현이 중거리 슈팅으로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공은 수비에 맞고 코너킥으로 연결됐다. 이후 전반 7분 최유리의 왼발 슈팅, 전반 10분 지소연의 프리킥 슈팅도 나왔지만 골과 연이 닿지 않았다.
의도하지 않은 핸드볼 실수로 한국은 한순간에 분위기를 내주고 말았다. 잘 싸우던 한국은 전반 28분 콜롬비아에게 페널티킥을 내줬는데 박스 안에 있던 심서연의 오른팔에 공이 맞았단 이유 때문이었다. 심서연이 의도를 가지고 공에 팔을 갖다 댄 것은 아니었다. 빠르게 날아오던 공이 심서연의 팔을 스쳤다.
콜롬비아는 키커로 카탈리나 우스메를 내세웠고, 한국의 골망이 흔들렸다.
한국에 뼈아픈 실수가 또 나왔다. 이번엔 골키퍼 윤영글이 공의 방향을 읽었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던 선방으로 추가 실점을 하고 말았다.
전반 38분 ‘18세’ 린다 카이세도가 좌측을 무섭게 파고들어 박스 중앙 부근에서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는 공이었기에 골키퍼 윤영글이 손을 뻗어 쳐내는 듯했다. 그러나 슈팅이 워낙 강했는지 선방에 한 차례 튕긴 볼은 그대로 한국 골문 안쪽으로 향했다. 윤영글은 제대로 쳐내지 못한 것에 대해 상당히 아쉬워했다.
경계 대상 ‘1호’ 카이세도에게 결국 당한 한국이다. 연령별 대표팀을 겸하고 이는 카이세도는 2019년부터 콜롬비아 A대표팀에서 활약하며 '여자 네이마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이 경기 전까지 그는 A매치 16경기에서 4골을 기록했다.
지난해 코파 아메리카 페미니나(남미여자축구선수권대회)에서 콜롬비아의 준우승을 이끌며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해당하는 골든볼을 수상했던 카이세도는 또 같은 해 17세 이하(U-17) 월드컵에서도 콜롬비아의 준우승에 앞장섰다. 당시엔 최우수 선수 다음으로 활약하는 선수에게 주어지는 실버볼을 받았다. 아쉽게 한국은 이날 그의 발끝을 틀어막지 못했다.
윤영글에게 아쉬움이 클 콜롬비아전이다. 2015년 캐나다 여자월드컵에 윤영글은 김정미(현대제철), 전민경(은퇴)에 이어 세 번째 골키퍼로 합류했지만 경기에 출전하진 못했다. 2019년 프랑스 월드컵을 앞두곤 경기 출전이 유력했으나 무릎 부상으로 출전이 불발됐다. 월드컵 무대 8년을 기다린 윤영글은 모로코와 2차전에서 무실점을 노린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