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거기서는 안 뛸거야".
미국 '스포르티코'는 25일(한국시간) "리오넬 메시는 인조 잔디를 뛰는 구장에서 뛰지 않을 것이다. 이로 인해서 메이저리그사커(MLS) 일부 구단들이 잔디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터 마이애미는 지난 16일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를 영입한 직후 그와 함께 FC 바르셀로나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세르히오 부스케츠, 조르디 알바를 함께 영입하면서 MLS식 갈락티코에 나서고 있다.
데이비드 베컴이 구단주인 마이애미는 지난 2018년 창단해 2020년부터 메이저 리그 사커(MLS)에 참가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동부 컨퍼런스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게다가 최근 공식전 6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는 부진에 빠져 있었다.
메시 영입의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지난 22일 미국 마이애미의 DRV PNK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그 컵 조별리그 J조 1차전에서 크루스 아술을 상대로 맞대결을 치러 2-1로 승리했는데 해당 경기 메시는 주장 완장을 차고 후반 9분 교체로 출전하며 데뷔전을 치렀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의 환호성과 함께 그라운드를 밟은 메시였지만, 마이애미는 오히려 후반 20분 우리엘 안투나에게 실점하며 1-1 원점으로 돌아갔다.
1-1로 끝날 것 같았던 경기, 마이애미에는 'GOAT' 메시가 있었다.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 아크 앞에서 프리킥 기회를 잡은 마이애미는 메시를 키커로 내세웠다. 메시는 가볍게 스텝을 밟은 뒤 골문 구석 상단으로 빨려 들어가는 완벽한 킥을 날렸고 메시의 발을 떠난 공은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메시의 영입은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미국 축구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마이애미는 메시 영입 이후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엄청난 효과를 거두고 있다.
메시는 마이애미행을 위해 거액의 연봉을 포기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바로 자신의 퍼포먼스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 평소 지독한 몸관리로 알려진 그답게 인조 잔디 구장에서는 뛰지 않는다는 조항을 넣은 것이다.
스포르티코는 "메시는 평소에도 인조 잔디 축구장에서는 뛰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인터 마이애미 계약에서도 마찬가지였다"라면서 "MLS 커미셔너 돈 가버는 리그서 인조 잔디 경기장은 6개 구장이라고 말하면서 상황에 따라서 메시를 뛰게 하기 위해서 잔디를 변경하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MLS에서 인조 잔디를 쓰는 6개 구장은 뉴잉글랜드 레볼루션의 질레트 스타디움, 포틀랜드 팀버스의 프로비던스 파크, 사운더스 FC의 루멘 필드, 샬롯 FC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 스타디움, 밴쿠버 화이트캡스의 BC 플레이스, 애틀랜타 유나이티드의 메르세데스 벤츠 스타디움이다.
잔디 교체에도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그럼에도 MLS 구단들은 메시 효과를 위해서 잔디를 바꾼다는 방침이다. 잔디를 변경하지 않겠다는 팀도 메시가 자신들의 구장에서 뛰지 않는 상황에 대해서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르티코는 "먼저 애틀랜타는 메시가 온다고 해도 인조 잔디를 유지할 계획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잔디가 인증 받은 잔디라고 메시가 안 뛰는 것은 부당한 처사라고 항변했다"라면서 "메르세데스 벤츠 스타디움은 리그 최고의 시설로 평가받는다. 그들은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위해서는 천연 잔디로 바꿀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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