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우(20, 강원도청)가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번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결승 출발대를 밟는다. 이호준(22, 대구광역시청) 역시 나란히 결승행에 성공하며 한국 수영 역사를 새로 썼다.
황선우는 24일 오후 일본 후쿠오카 마린 메세에서 열린 2023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부 경영 200m 준결승 1조에서 1분45초07으로 가장 먼저 터치 패드를 찍었다. 이로써 그는 조 1위, 전체 3위를 기록하며 여유롭게 결승에 올랐다.
예선에서 찍었던 1분46초69보다 1초 이상 당긴 기록이다. 황선우는 같은 날 오전 열린 남자부 경영 200m 예선에서 페이스 조절에 집중하다가 탈락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는 16위로 막차를 탄 안토니오 디야코비치(스위스)보다 불과 0.01초 앞선 기록으로 전체 공동 13위에 오르며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황선우는 1레인에 섰음에도 두 번째로 스타트를 끊은 뒤 곧바로 빠르게 치고나갔다. 그는 갈수록 격차를 벌렸고, 마지막까지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황선우는 1분17초75로 150m 지점을 통과한 뒤 마지막 구간에서는 옆레인 선수들을 살펴보는 여유까지 보여줬다.
가뿐하게 1위로 들어온 황선우는 자신의 기록을 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환한 웃음을 짓던 그는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팬서비를 펼치기도 했다.
이호준 역시 같은 종목 결승 진출을 일궈냈다. 그는 1분45초93로 2조 3위를 기록하며 전체 6위로 결승행에 성공했다.
3레인에 자리한 이호준은 중위권을 형성하다가 마지막 50m 구간에서 막판 스퍼트를 펼치며 두 명을 잡아냈다. 그는 다비드 포포비치(1분44초70)와 루크 홉슨(1분44초87)에 이어 세 번째로 터치 패드를 찍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이호준은 황선우와 함께 결승에 오르면서 한국 수영의 새 역사를 썼다. 지금까지 세계선수권 한 종목 결승에 한국 선수 두 명이 동시에 진출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한편 황선우는 지난해 부다페스트 대회에 이어 두 대회 연속 결승에 나서게 됐다. 그는 지난 대회에서는 포포비치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금까지 롱코스(50m) 세계선수권대회 경영 종목에서 메달을 목에 건 선수는 박태환과 황선우 두 명뿐이다.
만약 황선우가 이번에도 메달을 획득한다면 그는 한국 수영 역사상 처음으로 롱코스 세계선수권 2회 연속 메달을 딴 선수가 된다. 이는 박태환도 세우지 못했던 기록이다. 그는 2007년 멜버른 대회에서 자유형 400m 금메달과 200m 동메달을 따냈지만, 2009년 로마 대회에서는 모두 예선 탈락했다.
황선우와 이호준은 23일 저녁 8시 2분 금메달이 걸린 결승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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