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는 달랐다. 독일 여자 축구대표팀이 첫 경기부터 엄청난 화력을 뽐내며 우승 후보의 품격을 보여줬다.
독일은 24일 호주 멜버른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FIFA 랭킹 72위 모로코를 6-0으로 꺾었다. 같은 조에 속한 한국으로서는 독일의 막강 화력을 간접적으로나마 실감하게 됐다.
압도적인 경기였다. 독일은 전반 11분 만에 모로코의 패스 실수를 놓치지 않고 득점하며 앞서 나갔다. 상대 진영에서 패스를 끊어낸 뒤 카트린 헨드리히가 중앙으로 크로스했고, 이를 알렉산드라 포프가 머리로 밀어넣었다. 모로코로서는 골키퍼가 골문을 비우고 나왔지만, 공을 제대로 쳐내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독일이 계속해서 몰아쳤다. 전반 32분에는 사라 대브리츠가 수비 뒷공간으로 빠져나간 뒤 정확한 슈팅으로 골키퍼를 무너뜨렸다. 그러나 침투 과정에서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면서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포프가 멀티골을 터트렸다. 그는 전반 38분 왼쪽에서 올라온 코너킥 절묘한 백헤더로 연결하며 다시 한번 골망을 갈랐다. 독일은 2-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무리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독일이 쐐기골을 뽑아냈다. 독일은 적극적인 전방 압박으로 공을 뺏어낸 뒤 골문 앞으로 크로스를 보내며 공세를 펼쳤다. 리나 마굴의 슈팅은 골대에 맞고 나왔지만, 이어진 혼전 상황에서 클라라 뷜이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했다.
모로코가 완전히 무너졌다. 후반 9분 엘로디 나카치가 머리로 공을 걷어낸다는 것이 잘못 맞으며 골문 쪽으로 향했고, 이것이 하나네 아이트 엘 하지 다리에 맞고 굴절되며 자책골로 연결됐다. 모로코 선수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머리를 감싸 쥐었다.
모로코가 또 자멸했다. 후반 33분 코너킥 상황에서 모로코 골키퍼가 쳐낸 공이 동료 야스민 음바레트 머리에 맞고 자책골이 됐다. 골키퍼가 공을 제대로 쳐내지 못한 것이 화근이 됐다.
독일의 화력은 마지막까지 계속됐다. 후반 45분 레나 라트바인의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지만, 흘러나온 공을 레아 쉴러가 침착하게 밀어넣으며 6-0을 만들었다.
쉴러는 추가시간 헤더로 한 번 더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결국 승부는 독일의 6골 차 대승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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