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을 꿈꾸는 토트넘 홋스퍼가 시즌 시작 전부터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디 애슬레틱'은 23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의 프리시즌은 문제를 겪고 있다. 해리 케인이 팀에 남을지 불확실하고, 선수 영입도 좌절스럽다. 여기에 폭우까지 퍼부었다"라며 "케인 문제가 아니었다면 토트넘이 겪은 불행이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토트넘은 2023-2024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팀 재건에 나섰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새로 선임하며 사령탑을 교체했고, 제임스 매디슨과 굴리엘모 비카리오, 마노르 솔로몬을 새로 영입했다. 지난 시즌 리그 8위에 그치며 13년 만에 유럽대항전 진출에 실패한 만큼, 다음 시즌은 다르다는 각오다.
하지만 토트넘은 벌써부터 삐걱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에이스' 케인의 거취다. 지난 시즌 리그 30골을 몰아친 그는 계약이 1년밖에 남지 않았지만, 재계약을 거부한 채 바이에른 뮌헨 이적을 원하고 있다. 토트넘으로서는 올여름 그를 내보내고 이적료라도 챙겨야 할지 혹은 어떻게든 지켜내면서 다음 시즌에 사활을 걸어야 할지 딜레마에 빠져 있다.
분명한 사실은 케인 사가가 오래 끌릴수록 토트넘에는 전혀 득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단 뮌헨은 거절당했던 기본 이적료 8000만 유로(약 1136억 원)에 보너스 1000만 유로(약 142억 원)에서 금액을 올려 다시 토트넘을 설득할 계획이다. 그러나 토트넘이 원하는 1억 파운드(약 1644억 원)를 맞춰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만약 케인이 떠난다면 대체자 영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토트넘의 고민이 더 깊어지는 이유다. 토트넘은 이미 랑달 콜로 무아니(프랑크푸르트)와 두샨 블라호비치(유벤투스) 등을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중앙 수비수 영입도 큰 문제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38경기에서 무려 63골을 허용하며 리그에서 6번째로 많은 실점을 기록한 만큼 수비진 보강이 절실하다. 에릭 다이어는 잦은 실수로 신뢰를 잃은 지 오래고, 다빈손 산체스는 주전 센터백으로 뛸 만한 활약을 보여준 적 없다. 클레망 랑글레도 임대 생활을 마치고 돌아갔으며 벤 데이비스도 전문 센터백 자원으로 보기 어렵다.
점찍어 둔 영입 후보는 여럿 있다. 토트넘은 약 한 달 전부터 미키 반 더 벤(볼프스부르크)과 에드몽 탑소바(레버쿠젠)를 최우선 목표로 노렸고, 그중에서도 반 더 벤 영입에 근접했다. 이미 개인 합의는 마쳤고, 이적료 합의만 남은 상황.
그러나 이번에도 돈이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디 애슬레틱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두 명의 새로운 센터백을 원하지만, 좌절스러울 정도로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반 더 벤과 탑소바 영입 모두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영국 '풋볼 런던' 역시 "신입생들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새로운 전술에 적응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센터백 영입이 이렇게 늦어져선 안 됐다"라며 "지난 시즌 토트넘 수비는 형편없었고, 감독도 일찌감치 수비진 보강이 필요하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런데 왜 진작에 움직이지 않았을까?"라고 의문을 표했다.
심지어 날씨도 토트넘을 돕지 않고 있다. 토트넘은 23일 오후 태국에서 레스터 시티와 프리시즌 친선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손흥민도 오랜만에 케인과 함께 선발 출격을 기다리고 있었다. 상업적 수익뿐만 아니라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폭우가 모든 계획을 망쳤다. 안개가 갑자기 비로 바뀌면서 경기장은 온통 물바다가 됐다. 배수 문제로 공이 튀지도 않는 상황이 됐고, 결국 경기는 긴 지연 끝에 취소됐다. 아직 라이언 시티 세일러스(싱가포르)와 친선경기가 남아있긴 하지만, 전력 차가 큰 만큼 제대로 된 시험 무대라고 보기는 어렵다.
디 애슬레틱은 "일요일은 사실상 낭비되는 날이었다. 매우 신중하게 계획되어 있던 투어 일정이기 때문에 이번 취소는 매우 파괴적"이라며 "일정을 재조정할 기회는 없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여전히 남아있고 커지고 있는 많은 문제를 가지고 돌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많은 것이 달린 토트넘의 2023-2024시즌이 출발하기도 전부터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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