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청주프로축구단은 23일 청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 2023 23라운드 홈경기에서 서울 이랜드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역전승이 충북청주에게 더욱 뜻깊게 다가온 사연이 있다.
지난 15일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일어난 참사로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이에 충북청주 구단은 선수단의 제안을 받아들여 검은 완장을 준비했고, 지난 18일 부천 원정경기부터 착용했다.
23일은 참사 이후 첫 번째 홈경기였다. 경기 전 최윤겸 감독은 “아직 수해 복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인데, 오늘마저 비가 내리니 참으로 안타깝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충북도민과 청주시민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어드리고 싶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충북청주는 이날 홈경기 이벤트를 최소화했다. 기존 진행되던 장외 이벤트를 모두 취소하고, 경기장 안 행사도 최소화했다. 경기 시작 1분 전에는 양 팀 선수단 및 전 관중이 함께 묵념했다. 모두가 안타까운 마음으로 애도의 뜻을 표한 순간이었다.
충북청주 서포터즈는 이번 참사 희생자 14명의 의미를 담아 140초 동안 응원을 진행하지 않았다. 동시에 애도의 뜻을 표하는 현수막을 들어 마음을 전했다.
경기장을 찾은 한 팬은 “참사가 일어난 지하차도가 집 근처라 너무 놀랐고, 안타까운 마음이다. 구단과 서포터즈에서 함께 추모할 기회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하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동점골을 기록한 피터 역시 참사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경기 후 피터는 “외국선수들 역시 안타까운 참사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더 끝까지 뛰어야 할 분명한 동기부여였고, 역전까지 만들 수 있었다.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오늘 승리가 수해 피해자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으면 한다”며 애도를 표했다.
충북청주 김현주 대표이사는 “너무나 마음이 아픈 일이었다. 충청북도와 청주시를 대표하는 프로축구단으로써 이번 홈경기에서 묵념의 시간도 갖고, 함께 아픔을 나누고자 했다. 우리 선수단이 포기하지 않고 역전승을 일궈낸 것처럼, 유족 및 수해 피해자 여러분들도 꼭 다시 일어나셨으면 한다”며 애도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충북청주 모든 구성원은 이번 참사에 안타까운 마음을 표하며, 직접 수해 복구 현장에 나가 도움이 될 방법을 모색할 계획이다. / 10bird@osen.co.kr
[사진] 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