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무대를 정복 중인 '괴물'에게도 행군은 쉽지 않은 상대였다. 김민재(27, 바이에른 뮌헨)가 3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으면서 무려 4kg나 빠졌다고 털어놨다.
김민재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뮌헨 클럽하우스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뮌헨 소속으로는 첫 기자회견이었다. 그는 "선수들과 코치들, 그리고 얀크리스티안 드레센 CEO도 나를 잘 챙겨줬다. 기분이 좋고, 새로운 도전이 정말 기대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드레센 CEO 역시 "김민재의 첫인상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절제하고 예의 바른 젊은이다. 그는 다양한 리그, 특히 나폴리에서 자신을 드러냈다. 수비 축구의 나라에서 최고의 수비수로 인정받는 사람이라면 그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우리는 수비의 중심에서 팀을 발전시키고 완벽한 시야와 좋은 정신력을 갖춘 선수를 찾았다. 그는 모든 면에서 뛰어나다"라며 극찬을 남겼다.
김민재는 토마스 투헬 감독과 나눈 대화도 공개했다. 그는 "투헬 감독님은 내가 바이에른과 어떻게 어울리는지 말해줬다. 만약 우리가 스리백으로 경기한다면 나는 스리백에서 뛸 것이고, 포백으로 경기한다면 포백에서 뛸 것이다. 만약 감독님이 날 왼쪽에 내보낸다면 왼쪽에서, 오른쪽에 내보낸다면 오른쪽에서 뛸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민재는 괴물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활약을 약속했다. 그는 "(괴물이란 호칭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내 플레이스타일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독일에서도 그 별명에 부응하고 싶다. 괴물은 한국에서 시작된 별명으로 여러 별명이 있었지만, 이것만큼은 바뀌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군대 이야기도 나왔다. 2018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김민재는 지난달 15일 3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했고, 지난 6일에 퇴소했다. 뮌헨은 여기에 맞춰 의료진을 파견해 그가 한국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했다.
독일 '빌트'에 따르면 김민재는 "한국에서는 군입대가 당연한 일이다. 군대가 없으면 나라가 존재할 수 없다. 나라를 지키는 일은 중요하다. 우린 그곳에서 총도 쐈다"라고 전했다.
이어 김민재는 "우리는 25kg짜리 배낭을 메고 30km를 행군했다. 그래서 살이 빠졌다"라며 힘들었던 행군을 되돌아봤다. 옆에 앉은 드레센 CEO도 "그는 3주 만에 4kg가 빠졌다"라고 거들었다.
김민재는 훈련 일정과 뮌헨 이적이 겹치면서 겪었던 고충도 털어놨다. 그는 "한 달 전, 내가 훈련소에 들어가기 전에 뮌헨이 내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하지만 그 이후 나는 더 이상 외부와 접촉하지 못했다. 지금 이 자리에 있어서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김민재는 경기장 안에서 리더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난 수줍음이 있고, 공손한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경기장 위에선 모든 걸 바치며 즐기고 싶다. 그렇게 하는 일이 어렵다고 느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바깥에선 그렇지 않을지라도, 피치 위에선 리더가 되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이제 김민재는 오는 23일 팀 프레젠테이션에서 다시 한번 자신을 소개한 뒤 아시아 투어에 나선다. 뮌헨은 올여름 일본과 싱가포르를 찾아 프리시즌 친선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뮌헨은 26일 도쿄에서 열리는 맨체스터 시티전을 시작으로 29일에 가와사키 프론탈레를 만난 뒤 싱가포르로 자리를 옮겨 8월 2일 리버풀과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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