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어 짜낸 뒤 휴식기를 맞이하자고 했는데, 지켜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김기동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포항은 21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전북 현대와 2023 K리그1 24라운드 맞대결을 치러 2-1로 이겼다.
이로써 포항은 12승 8무 4패, 승점 44로 2위를 마크했다. 한 경기 덜 치른 3위 FC서울과 격차를 승점 7점 차로 벌렸다. 전북은 11승 4무 9패, 승점 37로 4위.
선제골은 포항의 몫이었다. 전반 34분 고영준이 아크 정면에서 기습적인 슈팅을 날렸다. 이는 골대를 강타했다. 튕긴 공은 오른쪽 박스 근처에 있던 한찬희 바로 앞으로 향했다. 한찬희는 논스톱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공은 김정훈 골키퍼 다리 사이로 통과됐다.
전북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보아텡을 빼고 문선민을 투입시켰다.
전북의 교체 카드가 맞아떨어졌다. 후반 1분 문선문이 동점골을 작렬했다. 좌측면에서 박승욱과 볼 경합에서 성공한 문선민은 골대 측면에서 곧바로 슈팅을 시도해 골라인 너머로 공을 보냈다. 포항 선수가 골대 속에서 공을 쳐냈지만 이미 공은 라인을 넘긴 뒤였다.
포항이 결승골을 넣었다. 후반 43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이호재가 극장골을 작렬했다.
경기 후 김기동 감독은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한 시점이다. 강팀 전북을 상대로, 그것도 홈 팬들 앞에서 이겨서 좋게 생각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최대한 쥐어 짜낸 뒤 휴식기를 맞이하자고 했는데, 지켜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상당히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올 시즌 전북 3연승이다. 유독 강한 이유가 있을까. 김기동 감독은 “전북전을 준비하면서 여러 가지 분석을 했다. 우리가 고민하고 준비했던 부분은 상대 공격진에 한 방이 있고, 또 파워 있는 선수들이 있단 것이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 수비 감이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는데 그 점을 우리가 잘 파고들지 않았나”라고 설명했다.
‘극장골’ 이호재에 대해선 “사실 최근에 제가 좀 꾸중을 했었다”며 “초심을 잃은 것 아니냐고 농담 식으로 말했다. ‘아닙니다’라고 말하긴 하더라(웃음). 그런데 이후에 진짜 열심히 했다. 심플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주문했다. 호재가 골을 넣고 승리를 안겨줘 스스로 자신감이 붙었을 것”이라고 흡족해했다.
찬스가 많이 있었지만 ‘골대 불운’에 운 고영준도 언급했다. 김기동 감독은 “충분히 자신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 다치고 나서 아직 몸상태가 100%는 아닌데 최선을 다해줘서 팀에 큰 힘이 돼주고 있다”라고 했다.
다가오는 휴식기를 김기동 감독은 어떻게 보낼까. 그는 “2주간 휴식기임에도 노심초사하지 않을까. 집중력과 팀 분위기가 한 번 떨어지면 다시 끌어 올리기 정말 힘들다. 긴장감을 놓지 않고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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