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지만, 마음에 드는 경기다. 정직하게 교전과 치열한 수 싸움을 통해 모두 열심히 한 경기였다."
서머 1라운드 최종전과 2라운드 세 번의 경기를 모두 패하면서 4연패의 늪에 빠졌지만, '씨맥' 김대호 광동 감독은 선두 젠지를 상대로 명승부를 펼친 선수들에게 희망을 봤다. '두두' 이동주와 '안딜' 문관빈 외에 이례적으로 남은 선수들의 폼 회복을 기뻐하면서 남은 6경기를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광동은 20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2라운드 젠지와 경기서 0-2로 패했다. 결과만 보면 완패였지만, 1세트는 49분 14초의 시즌 최장기전을 만들어냈고, 2세트 역시 중반까지 주도권을 잡고 젠지의 전승 행진을 위협했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씨맥' 김대호 감독은 "OK브리온전과 리브 샌박전에서 너무 안 좋았다. 많은 문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었는데, 이번 젠지전서 많은 문제들이 해소되고, 해결됐다고 생각한다. 사실 경기 전 젠지전이 이길 확률이 높다는 생각을 했고, 이길 수 있는 상황까지 만들었지만, 무언가를 다시 놓치면서 패해 아쉽다. 그래도 경기 다운 경기를 한 것 같다. 영양가 있는 피드백을 통해 발전시키겠다. 늦은 감이 있지만, 늦었을 때가 빠른 시점일 수 있지만, 늦은 감이 있다. 패했지만, 경기력은 기분 좋다"고 젠지전 총평을 전했다.
젠지전의 아쉬웟던 장면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김대호 감독은 "1세트는 아쉬운 장면 하나를 뽑을 수 없는 게 우리 선수들이 개념 하나를 완전히 놓쳤다. 1세트는 블리츠가 혼자서 5명을 상대하면서 슈퍼 캐리를 한 판이다. 블리츠크랭크가 있는 지역을 같이 나가서 싸우워하고, 블리츠크랭크를 물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진 경기였다. 압박 받으면서 시작하면 손해를 보니까, 공략을 해야한다고 주문했는데 선수들의 그 개념을 못 잡은 것 같다"고 경기 돌입 전 주문했던 블리츠크랭크 압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아쉬움을 전했다.
이어 김 감독은 "2세트는 강하게 싸우려고 나가지만, ‘두두’에게는 뭐라고 할 수 없다. 1세트도 나오고, 2세트도 나온 상황이다. 팀은 힘이 줄어주는 타이밍이 있다. 25분 경 갱플랭크를 잡고, 아펠리오스를 잡아야 하는데 그걸 놓쳤던 장면이 아쉽다. 사이드가 본대를 컨트롤 하는 경우가 있다. 마찬가지로 본대가 사이드를 컨트롤할 수 있다. 포지셔닝도 아쉬웠고, 콜도 아쉬웠다. 한 명이 아니라 5명, 나를 포함해 모두가 아쉬웠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4연패를 했지만 김대호 감독은 젠지와 경기를 고무적이라고 다시 강조했다. 김 감독은 "이번 경기가 마음에 드는 이유는 약팀의 입장에서 강팀을 날먹(날로 먹는)도 없었다. 정직하게 교전 위주, 진짜 수 싸움을 열심히 한 경기였다. 광동이라는 팀의 공격성을 회복했고, 공격성을 바탕으로 경기를 굴리는 개념을 다시 기억 해낸 경기다. 고무적이라고 본다. 서머 처음으로 잘한 경기다. 이번 경기는 게임을 하는 것처럼 했다. 늦었지만 남은 경기 잘 해보겠다"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광동 특유의 밴픽에 대한 질문에 그는 "선수들은 알파고가 아니다. 묵찌빠를 비유하면 묵이 찌를 이기지만, 찌가 너무 거대하다면 묵을 역으로 찌그러뜨려서 이길 수 있다. 밴픽도 비슷하다. 조합이 좋더라도, 선수들의 이해도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다른 챔피언과 저울질을 할 수 밖에 없다"면서 "방법 마다 장점과 단점이 있지만, 우리는 고민 끝에 우리가 낼 수 있는 최대 출력, 일관성을 높인 밴픽이 구성됐다. 돌발적인 건 없었다. 1, 2세트 우리가 원하는 방향의 밴픽이었다"고 답했다.
끝으로 김대호 감독은 "아직 광동을 놓지 않는 분들이 있다면 감사하다. 꺽이지 않았다. 이번 서머도 재밌는 결과를 보여드리지 못했지만, 계속 쌓아가는 마인드로 계속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scrapep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