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에른 뮌헨은 20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채널을 김민재의 일거수 일투족을 설명했다.
바이에른 뮌헨 토마스 투헬 감독은 김민재를 보자 환하게 웃고 격렬한 포옹으로 환영했다.
평소 날카로운 인상의 투헬 감독이지만 김민재를 바라볼 때는 한 없이 인자하고 다정한 모습이었다.
투헬 감독은 "만나서 반갑다. 정말 만나서 반갑다. 정말 기쁘다. 넌 정말 잘할 거다. 확신한다"고 이야기했다.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애정이 듬뿍 담겨 있었다.
김민재는 투헬 감독의 적극적인 애정 공세에 부끄러워 했다. 하지만 투헬 감독이 김민재를 얼마나 원했는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김민재는 투헬 감독에게 큰 힘이 될 전망이다. 2022-23시즌 첼시를 지휘하던 도중 시즌 초반 갑작스럽게 경질된 투헬 감독은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 뒤를 이어 바이에른 뮌헨 지휘봉을 잡았다.
나겔스만 감독 아래 바이에른 뮌헨은 흔들리고 있었다. 투헬 감독이 다시 팀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됐는데, 투헬 감독이 구성한 스쿼드와 전술 시스템이 아니라 삐걱거렸다.
그리고 성적을 하락했고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
물론 분데스리가도 위태로웠다. 도르트문트에 선두를 내준 상황이었고 최종 라운드에서도 불리한 위치였다. 마인츠가 도르트문트를 잡고 뮌헨은 승리를 하면서 우승 팀이 결정됐다.
바이에른 뮌헨은 11시즌 연속 분데스리가 우승이라는 대업을 세웠다.
만족스러운 역전 우승이었는데 뮌헨은 마냥 기뻐하지 않았다. 불완전한 우승이었기에 뮌헨은 올여름 시작부터 대대적인 준비에 나섰다.
바이에른 뮌헨은 콘라드 라이머, 라파엘 게레이로를 데려오며 취약 포지션에 옵션을 늘렸다. 잦은 부상을 겪었던 '구단 역대 이적료 1위' 뤼카 에르난데스를 PSG로 이적 시켰다.
다음 타깃은 센터백이었다. 다욧 우파메카노, 마타이스 더 리흐트가 있지만 더 활용 폭을 넓히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최정상급 센터백을 찾았다. 김민재는 딱 맞는 타깃이었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나폴리 최고 히트상품이었다. 압도적인 수비력을 보였다. 전임자 칼리두 쿨리발리를 잊게 했다. 경합 능력이 대단했고 태클, 인터셉트 모두 최고였다. 거기다 스피드도 빠르고 빌드업 능력, 전진성까지 갖춰 허점 없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지난해 여름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로 이적한 뒤 '핵심 센터백'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팀이 33년 만에 세리에A 정상에 오르는 데 큰 힘을 보탠 김민재는 2022-2023시즌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로 뽑히며 '월드 클래스 수비수'로 발돋움했다.
트랜스퍼마르크트는 지난 3월 김민재의 시장가치를 5000만 유로로 평가했다가 지난 6월 6000만 유로(860억 원)로 상향했다.
지난해 6월 나폴리 합류 당시 2500만 유로였던 그의 가치는 2.4배나 증가하며 손흥민(5000만 유로)을 뛰어넘어 유럽에서 활약하는 '아시아 선수 최고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김민재에 대한 빅클럽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뉴캐슬, PSG가 김민재 영입을 추진했다.
그러나 바이에른 뮌헨이 최선을 다했다. 심지어 협상을 펼친 뒤 김민재가 기초군사훈련을 받을 때까지 기다렸다.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의 훈련소 퇴소 날짜에 맞춰 구단 의료진을 한국으로 파견했다. '방문형' 메디컬 테스트였다.
빌트는 "김민재가 병역 의무를 다했다. 그는 곧바로 뮌헨으로 향하는 대신 대한민국에 머물렀다. 뮌헨 클럽 역사상 가장 미친 메디컬 테스트를 받았기 때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뮌헨 팀닥터들은 최근 한국으로 향했으며 주중에 예정됐던 메디컬은 지연됐지만 며칠 안에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계약기간은 2028년 6월까지로 알려졌고 뮌헨은 바이아웃 5000만 유로(714억 원)를 지불하고 연봉 1200만 유로(171억 원)를 김민재에 줄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HERE WE GO"를 외쳐다. "HERE WE GO"는 이적이 기정사실화 단계일 때 외치는 로마노의 시그니처 문구다.
공식 발표가 나온 이후 투헬 감독은 프리시즌 친선 경기 로타흐 에게른전 이후 "김민재가 합류해 매우 기쁘다. 그는 좋은 사람이고 컨디션이 완벽하며 출전 준비가 됐다. 김민재가 뮌헨과 동행하기로 결정해 정말 기쁘다"라며 했고 또 "김민재는 최고의 영입이다. 며칠 더 휴가를 주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원치 않았다. 얼마나 김민재가 전문적이고 집중적인지 알려준다"고 말했다.
또 "김민재는 특이한 경력을 가지고 있고 능력을 입증했다. 키가 크고 빠르고 신뢰성이 높다. 김민재가 뮌헨에 있어 행복하다. 몇 번 영상 통화로 만났다. 김민재는 뛸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하기도 했다.
실제로 만난 김민재에 대해 투헬 감독은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감독이 절실히 원하고 구단도 김민재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제 분데스리가에서 능력을 발휘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 10bird@osen.co.kr
[사진] 바이에른 뮌헨 캡처/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