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심장이 시키는 대로 이곳에 왔다”.
멜로 영화 속 대사도 이보다 심쿵할 수 없다. 조 트린지 감독에게 페퍼저축은행 지휘봉을 잡게 된 이유를 묻자 이 같이 대답했다.
트린지 감독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의 분석과 코치를 역임하며 대표팀의 2014년 세계배구선수권대회 첫 우승, 2015년 월드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금메달 및 랭킹 1위, 2016년 올림픽 동메달 쾌거를 이뤄냈다.
그 실력과 공로를 인정받아 2021년 북중미카리브배구연맹(NORCECA) 여자선수권대회의 미국대표팀 감독직을 맡아 경기를 지휘했다.
트린지 감독은 19일 광주시체육회 중회의실에서 열린 2023-2024 AI페퍼스 미디어 데이를 통해 “이곳에 오게 되어 정말 기쁘다. 내 심장이 시키는 대로 이곳에 왔다. 구단의 비전과 제 비전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파악해 팀에 맞게 활용하는 게 감독의 역할”이라며 “변하지 않는 부분은 그대로 두고 선수의 능력을 비롯한 변수를 잘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페퍼저축은행은 오프 시즌 큰 손으로 군림했다. 국가대표 공격수 박정아, 수비형 아웃사이드 히터 채선아를 새 식구로 맞이했고 베테랑 리베로 오지영과 주장 이한비 등 내부 FA 단속을 마치며 전력 보강을 마쳤다. 올 시즌 다크호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배구계의 공통된 반응이다.
트린지 감독은 “다크호스로 평가해줘서 고맙다. 팬들뿐만 아니라 타 구단에서도 그렇게 평가해주길 바란다”면서 “KOVO컵 대회는 타 구단의 전력과 우리 팀을 파악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V-리그는 6라운드까지 열리기 때문에 똑같은 전술을 유지해선 안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른바 ‘스마트 배구’를 추구하는 트린지 감독은 “쉽게 말하면 상대에게 부담을 안겨주고 우리 팀에는 간단하게 경기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목표에 대해 “KOVO컵보다 시즌 첫 경기가 중요하다. 첫 경기를 이기고 나서 매 라운드 발전하면서 봄배구에 적합한 팀이 되는 게 목표”라고 대답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