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거함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은 '신입 괴물' 김민재(27)지만 본연의 자세를 잊지 않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19일(한국시간) 새벽 홈페이지 등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김민재와 2028년 6월까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조건은 없었지만 현지 매체들은 김민재가 5년 동안 세후 연봉 1200만 유로(약 170억 원)를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뮌헨은 이날 소셜 미디어를 통해 김민재와 관련한 다양한 영상을 공개했다. 그 중 관심을 모은 것 중 하나는 김민재가 뮌헨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었다.
이날 뮌헨은 훈련캠프가 있는 테게른제서 지역 아마추어팀인 로타흐 에게른과 친선전(27-0 승)을 가졌다. 뮌헨의 프리시즌을 알리는 첫 경기였다. 김민재는 경기장이 훤히 보이는 훈련장에서 실내 사이클을 타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김민재가 사이클을 타고 있을 때 몇몇 뮌헨 선수들이 김민재에게 인사를 건넸다. 뮌헨은 이 장면을 22초짜리 영상으로 담아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영상 속에서 가장 먼저 김민재에게 인사를 건넨 선수는 프랑스 국가대표 수비수 다요 우파메카노(25)였다. 같은 수비수인 우파메카노는 김민재에게 다가와 등을 토닥이며 반겼다.
다음은 독일 대표팀 세르주 그나브리(28)가 다가왔다. 그나브리는 손을 맞잡은 뒤 김민재의 허리를 가볍게 두드렸다. 오스트리아 국가대표 콘라트 라이머(26)도 짧은 환영의 인사를 김민재에게 전했다.
요주아 키미히(28)는 뮌헨의 사실상 주장답게 김민재에게 더욱 다정한 모습이었다. 키미히는 김민재의 사이클 세팅을 만지면서 장난을 치기도 했다. 키미히는 나중에 다시 김민재에게 다가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재미있는 것은 김민재가 동료들이 다가온 순간에도 패달을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는 점이다. 동료들과 첫 인사를 건네는 만큼 잠시 패달을 멈출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김민재는 실내 사이클을 타는 도중 구단 카메라가 인터뷰에 나섰을 때도 페달 속도를 유지했다. 김민재는 엄지를 들어 올린 뒤 "뮌헨에 오게 돼 흥분된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많이 부끄럽다"고 영어로 답하며 웃어보였다.
이런 김민재의 모습을 본 팬들은 오히려 긍정적이다. "김민재는 새로운 바이에른 동료들을 만나는 순간에도 페달을 놓치지 않았다", "이런 장면만 봐도 기대감이 솟는다", "왜 그가 최고 수비수인지 알 것 같다" 등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민재는 경기 후 바로 팬들을 만났다. 뮌헨은 "새롭게 합류한 김민재가 팬들에게 첫 사인에 나서는 장면"이라며 11초짜리 짧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김민재는 팬들의 요구에 맞춰 유니폼과 모자 등에 일일이 사인했다. 뮌헨 팬들은 김민재를 향해 연신 "KIM KIM KIM"을 연호했다. 나폴리 시절과 다르지 않았다.
김민재는 뮌헨에 입단하면서 등번호 3번을 부여 받았다. 등록명은 나폴리 시절 성이었던 'KIM'이 아니라 이름인 'MINJAE(민재)'였다. 그만큼 나폴리 시절 존재감이 뮌헨 팬들에게도 어필한 셈이다.
얀-크리스티안 드레센 뮌헨 대표이사(CEO) 역시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김민재는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세리에 A 타이틀을 획득했고 리그 최고 수비수로 선정되는 등 엄청난 발전을 이뤘다"고 김민재를 소개했다.
이어 "김민재는 정신력과 스피드는 물론 신체적인 존재감으로도 인상을 남기고 있다"면서 "우리는 김민재가 프리시즌부터 바로 합류할 수 있어서 기쁘다. 김민재 자신의 경기 방식으로 팬들을 흥분시킬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재의 뮌헨 입단은 이탈리아 시절과 확연하게 다르다. 김민재는 페네르바체(튀르키예)에서 나폴리로 합류할 때 거의 무명이었다. 세계 최고 수비수 중 한 명인 칼리두 쿨리발리 대체자였지만 기대치는 거의 없었다. 팬들도 전문가들도 김민재가 누군지 몰랐다.
이적료 역시 다르다. 뮌헨은 김민재를 영입하기 위해 나폴리에 5000만 유로(약 711억 원)의 바이아웃(이적 허용) 금액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뮌헨 구단 역대 이적료 3위에 해당하는 거액이다. 나폴리가 페네르바체에 지불한 1800만 유로에 비하면 3배에 가깝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