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다행이다. 손흥민(31, 토트넘 홋스퍼)이 경기 명단에서 제외된 이유는 부상이 아니었다.
토트넘은 18일 오후 7시(한국시간) 호주 퍼스 옵터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친선 경기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 2-3으로 패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올여름 프리시즌 첫 경기이자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비공식 데뷔전에서 승리를 신고하는 데 실패했다.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해리 케인, 데얀 쿨루셉스키-제임스 매디슨-마노르 솔로몬, 이브 비수마-올리버 스킵, 세르히오 레길론-자펫 탕강가-크리스티안 로메로-페드로 포로,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선발로 나섰다. 손흥민은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공격력은 나쁘지 않았다. 토트넘은 무려 슈팅 32개를 퍼부으며 유효 슈팅만 13개 기록했다. 코너킥도 13차례나 얻어냈다. 솔로몬과 매디슨 등 신입생들도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줬고, 임대를 마치고 돌아온 조바니 로셀소와 데스티니 우도지가 골 맛을 봤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 축구에 대한 힌트를 엿볼 수 있는 90분이었다.
다만 허술한 수비가 발목을 잡았다. 토트넘은 전반에만 헤더로 두 골 실점하며 끌려갔고, 후반 32분 2-2로 맞선 상황에서 아쉬운 수비로 추가 실점하며 패하고 말았다. 실점 장면을 제외하고도 기본적인 패스 실수와 돌파 허용 등 불안한 장면이 한둘이 아니었다.
경기 결과와 별개로 손흥민이 팬들의 걱정을 샀다. 그는 월요일 훈련 도중 케인, 쿨루셉스키와 함께 같은 팀에서 뛴 만큼 선발 출전이 예상됐지만, 웨스트햄전 출전 명단에서 손흥민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벤치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자 팬들은 혹여나 손흥민이 경기를 앞두고 갑작스레 부상을 당한 것은 아닐까하고 걱정했다. 게다가 그는 사전 기자회견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함께 동행했기에 더욱 의문이 남았다. 보통 기자회견에 나선 선수는 경기에도 출전하기 마련이기 때문.
다행히도 손흥민의 결장은 부상과 관계없었다. 단지 몸 상태가 경기를 뛸 만큼 올라오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는 편한 복장으로 경기장을 방문해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영국 '풋볼 런던'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손흥민은 팀에 합류한 이후 오직 2번밖에 훈련하지 못했다. 오늘 밤 그를 기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손흥민은 오늘 열심히 훈련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제 손흥민은 23일 레스터 시티전과 26일 라이언 시티 세일러스전을 목표로 컨디션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과 에릭 다이어, 제드 스펜스, 조 로든은 팀에 늦게 합류했다. 그들이 다음 두 경기에서 역할을 맡을 준비가 돼 있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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