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이 '선두' 울산현대를 잡으며 반등을 제대로 알렸다. '새 얼굴' 일본인 미드필더 카즈키가 복덩이로 급부상했다.
수원은 1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선두’ 울산과 K리그1 2023 23라운드 맞대결을 치러 3-1로 승리했다.
10경기 만이자 올 시즌 홈에서 첫 승전고를 울린 수원이다. 수원은 지난 5월 13일 강원과 원정 경기 승리 후 이날 경기 전까지 무승에 허덕이고 있었다.
지난 6일 수원이 영입한 카즈키의 활약이 돋보였던 울산전이다. 그는 이적하자마자 9일 대전전(2-2 무) 86분을 소화한 뒤 12일 포항전(1-1 무), 그리고 울산전까지 풀타임 출전했다.
이날 카즈키는 선제골 시발점 역할을 했다. 전반 39분 그는 기가 막힌 스루패스를 오른쪽 측면 깊숙한 곳에 있던 정승원에게 내줬다. 정승원은 라인 밖으로 향하는 공을 넘어지면서까지 살려내 크로스를 올렸고, 전진우가 머리로 골을 뽑아냈다. 카즈키의 넓은 시야가 큰 몫을 한 골이었다.
이후에도 그는 수원 중원을 지키며 연신 울산을 괴롭혔다. 그리고 기어코 승리를 따냈다.
카즈키는 일본 U-18 대표를 거쳐 알비렉스 니가타(2013~2017), 반포레 고후(2018), 오이타 트리니타(2019~2020), 가와사키 프론탈레(2021~2023)에서 활약했다. J리그 통산 기록은 210경기 28골 42도움이다.
수원은 카즈키를 데리고 올 때 "경기를 풀어가는 넓은 시야와 패스워크를 갖췄고,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빌드업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그의 가세를 통해 보다 많은 공격 기회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기대대로 실제 카즈키는 수원에 공격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다. 빠른 적응과 더불어 선수단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 주는 데도 한몫하는 듯 보인다.
‘선제골 주인공’ 전진우는 울산전 승리 후 “카즈키 등 새로운 선수들로부터 좋은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특히 경기장에서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카즈키를 보면서 저도 심적으로 편안함을 느낀다”라고 강조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카즈키다. 후반기 수원의 ‘복덩이’가 될 분위기다.
전진우의 말을 전해 들은 카즈키는 “(동료들이) 결정적인 부분에서 골을 넣어 이길 수 있었다”라고 먼저 자신을 낮췄다.
팀 분위기가 좋아진 것 같단 말에 그는 “원래 어땠는지 잘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다들 앞만 보고 열심히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이기고 싶단 마음이 점점 강해지고 있는 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빠르게 수원에 적응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선 “팀 메이트가 잘 도와준다. 안병준, 한호강 등 일본어를 할 수 있는 선수들이 있어 적응에 도움이 된다. 또 오장은 코치님도 일본어를 할 줄 아신다”라고 들려줬다.
한국 넘어오기 전 안병준과 친분이 있진 않았다고 했다. 카즈키는 “(수원 오기 전) 가와사키 동료들을 통해 그를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직 팀이 강등권에 있다. 잔류할 수 있도록 무한히 노력하겠다. 남은 경기 이기도록 힘을 보태겠다”라고 덧붙였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