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롱 피아비 지인' 논란 속에 인터뷰를 거부했던 프레드릭 쿠드롱(55, 웰컴저축은행·벨기에)이 입을 열었다.
쿠드롱은 지난 12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어떤 이들은 그저 사진을 찍기 위해 거리를 유지한 것으로 내 이미지를 손상시키려 한다"면서 "그것은 커다란 서커스로 변했다. 그리고 문제는 시시각각으로 커지고 있다"고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쿠드롱은 앞선 10일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당구 2023-24시즌 2차투어 ‘실크로드&안산 PBA-LPBA 챔피언십’ PBA 결승서 비롤 위마즈(튀르키예∙웰컴저축은행)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 우승으로 쿠드롱은 통산 8승을 거둬 자신이 갖고 있던 프로당구 PBA 최다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또 프로당구 출범 5시즌만에 우승상금 10억 원 시대에 첫 발을 내딛은 역사적인 선수가 됐다.
하지만 쿠드롱은 우승 직후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고 경기장을 떠나 논란이 됐다. 여자프로당구 LPBA 최다 우승(6승)을 차지한 '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비의 매니저이자 사진사라고 주장한 한 남성과 언쟁을 벌이면서 그런 행동을 보인 것이다.
이 남성은 기자실까지 찾아가 남녀 우승자 동반 사진 촬영 과정에서 쿠드롱이 스롱에 대한 인종차별적인 행동을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롱이 쿠드롱에게 좀 더 가까이서 찍자고 했으나 쿠드롱이 이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남성의 정체다. 자신을 스롱의 매니저라고 주장했으나 스롱의 에이전트사는 물론 PBA 사무국도 모르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신분을 알 수 없는 인물이 대회장을 마음대로 활보한 것도 모자라 행사 진행을 방해한 셈이다.
쿠드롱은 소셜 미디어에 각종 사진과 동영상을 올려 자신이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쿠드롱은 "내가 거리를 두고 있으면 인종차별주인가? 너무 가까이 있으면 성희롱으로 고소되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 "그녀(스롱)는 거리가 멀어서 자신의 사진사에게 불평했다"고 스롱의 행동에도 문제가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이어 쿠드롱은 "나는 대회 행사가 끝난 후 그녀의 사진사에게 욕을 들었다. 그는 내게 무례했다고 공격적으로 모욕했고 아무도 반응하지 않았다"면서 "기자실에 갔을 때 그는 기자들에게 내 이야기를 지어내고 있었고 아무도 그를 말리지 않아 나는 기자실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쿠드롱은 "스롱의 매니저는 그 남자가 PBA나 그녀의 스폰서 혹은 그녀와 아무 관계가 없으며 단지 팬일 뿐이라고 내게 썼다"면서 "그들은 기억력이 아주 짧다. 나는 그가 PBA '프레스' 카드를 걸고 대회장에서 스롱의 사진을 만들고 있는 영상을 발견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쿠드롱은 이 남성이 목에 기자 신분임을 보여주는 '프레스' 카드를 걸고 다니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첨부했다. 그러면서 쿠드롱은 "그는 3개월 전 스롱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캄보디아로 여행을 갔다"고 직접 사진까지 구해 공개했다.
쿠드롱의 글을 통해 PBA 시스템도 문제가 있다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PBA 사무국도 모르는 사람이 버젓이 기자 행세를 하며 대회장을 돌아다녔으나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다.
더구나 PBA는 이 인물이 선수와 언쟁을 벌이고 기자실까지 난입해 행사를 방해하도록 방치했다. '프로스포츠'로 자처하던 PBA의 주먹구구식 일처리 수준이 드러난 것이다. 선수에게 위해를 가했다면 문제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었다.
쿠드롱은 "유튜브에 공개된 영상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나를 인종차별주의자로 여기고 차별을 한다며 욕하고 있다. (어떻게 내가 인종차별주의자가 되고 외국 여성과 결혼한 사람이 됐을까?)"라고 심적 고통을 호소했다.
이어 "사진을 찍을 때 여자와 거리를 두는 것은 내가 몇 년 동안 배운 일종의 존경심이다. 그 이상은 아니다"면서 "내가 우승한 모든 투어 사진을 보면 매번 같은 거리를 유지했고 아무도 불평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우승 사진들을 첨부하기도 했다.
쿠드롱은 "아무도 진실에 대해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동영상과 사진을 혼자 검색해야 했다"면서 "지금부터 1km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배웠다. 나는 그들이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드라마를 만든 것에 감명받았다"고 이번 소동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