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 이규성(29)이 경기 중 상대 선수를 가격하는 '폭력 행위'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울산은 12일 오후 7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2라운드에서 인천유나이티드에 1-2로 패했다. 이로써 승점 획득에 실패한 울산은 53점으로 1위를 유지했다. 2위 포항(승점 38)과 격차는 15점이 됐다.
패배 역시 쓰라리지만,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규성이 경기 도중 인천 문지환의 얼굴을 가격하는 장면이 포착됐기 때문.
경기 중에는 문제가 크게 불거지지 않았지만, 경기 후 팬들 사이에서 이규성의 거친 행동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 축구 팬들은 고의적인 행위라며 그가 중징계를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당연히 퇴장이 나왔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사건은 0-0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던 후반 3분경 발생했다. 이규성이 공격 과정에서 문지환의 마크를 받자 고개를 돌려 우측을 흘깃 보더니 돌연 오른팔을 높이 들어 올려 휘둘렀다.
주먹에 얼굴을 맞은 문지환은 경기장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했다. 그러나 안재훈 주심은 이를 미처 보지 못했고, 울산이 그대로 공격을 이어갔다. 주심은 코너킥 상황이 된 이후에야 문지환에게 다가가 상황을 체크했고, 울산 정승현이 문지환을 부축해 일으켜세웠다. 문지환은 주심을 향해 이규성이 팔꿈치로 가격했다고 항의했지만, 소용없었다.
반칙이 선언되지는 않았으나 명백한 폭력이었다. 이규성은 오른팔을 어깨 높이 위까지 치켜올렸고, 두 눈으로 문지환을 확인한 뒤 정확히 그의 얼굴을 가격했다. 단순한 신체 접촉으로 보고 넘어갈 장면이 아니었다. 문지환이 무리하게 손을 사용해 이규성을 잡아끄는 상황도 아니었기에 더욱 의문이 남는다.
연맹 차원에서도 이번 사건을 인지하고 있다. 연맹 관계자는 OSEN과 통화에서 "연맹도 (이규성의 행위를) 파악하고 미디어 분석 중이다. 구단지원팀 담당 부서에서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필요하다고 판단될 시 협회심판실과 논의해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맹 관계자는 "경기 후 경기평가회에서 해당 장면이 언급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의도가 다분한 장면이라고 볼 수도 있는 만큼, 징계가 나올 수도 있다. 안 그래도 해당 경기가 전체적으로 거친 플레이가 많아서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출장정지 징계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 사안이다. K리그 상벌 규정에 따르면 선수가 폭행 또는 폭행 치상 행위를 저질렀을 시에는 '2경기 이상 10경기 이하의 출장정지 혹은 500만 원 이상의 제재금 부과'를 받을 수 있다. 물론 문지환이 심각한 부상을 입지는 않은 만큼 10경기 출장정지에 가까운 중징계가 나올 가능성은 아주 작다.
이로써 이규성은 지난달 '인종차별 발언'으로 징계를 받은 데 이어 또 논란을 빚게 됐다. 앞서 그는 동료 이명재의 게시글에 "동남아시아 쿼터 든든하다"라는 댓글을 남기며 이명재의 피부색을 농담의 소재로 삼았고, 1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1500만 원을 부과받았다.
당시에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논란이 있었지만, 이규성은 한 경기 징계 이후 경기장으로 돌아와 울산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이번에는 경기 중 폭력 행위로 문제에 휩싸이면서 다시 한번 출장정지 징계를 받을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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