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케인(30, 토트넘 홋스퍼)이 올여름 잔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는 우선 엔지 포스테코글루(58) 감독의 바람대로 팀 훈련에 합류한다.
'디 애슬레틱'은 11일(한국시간) "케인은 예정된 대로 수요일에 토트넘 훈련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트넘 선수단은 금요일에 호주 퍼스로 날아갈 예정이며 케인과 함께 프리시즌 준비를 시작한다"라고 보도했다.
리빌딩에 나선 토트넘의 우선 과제는 케인 지키기다. 그가 바이에른 뮌헨 이적을 원하고 있기 때문. 1년 뒤면 토트넘과 계약이 만료되는 그는 트로피를 찾아 나서겠다는 생각이다. 케인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435경기 280골 64도움이라는 무시무시한 기록을 쌓았지만, 여전히 우승은 없다.
2022-2023시즌 성적은 더 떨어졌다. 토트넘은 오랜만에 나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16강 탈락했고, 프리미어리그(PL)에서도 8위에 머무르며 다음 시즌 유럽대항전 진출에 실패했다. 케인이 토트넘에서 유럽대항전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럼에도 케인만큼은 빛났다. 그는 리그에서만 30골을 몰아치며 펄펄 날았고, PL 통산 213골을 달성하며 PL 최다 득점자 앨런 시어러(260골)를 47골 차로 따라붙었다. 이전보다 더 마무리에 집중한 케인은 엄청난 득점력을 자랑했다.
케인이 토트넘과 재계약을 거부하자 최전방 공격수가 필요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뮌헨이 관심을 보였다. 맨유는 정통 9번 공격수가 없고, 뮌헨은 바르셀로나로 떠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하고 있다. 두 팀 다 케인이 필요한 이유는 명확하다.
둘 중 맨유는 사실상 케인 영입을 포기했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그를 프리미어리그 라이벌 구단으로 보낼 마음이 전혀 없기 때문. 레비 회장은 어쩔 수 없이 케인을 매각해야 한다면 해외 리그 팀으로만 보내겠다는 생각이다.
뮌헨은 일단 케인과 개인 합의는 마친 상황이다. '스카이 스포츠 독일'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달 27일 접촉했고, 긍정적인 대화를 나눴다. 케인은 PL 최다 득점에 대한 꿈을 접어두고 올여름 뮌헨 이적을 목표로 설정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이 직접 케인을 만나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빌트'는 "투헬 감독은 케인과 런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케인은 뮌헨과 함께 UCL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라고 보도했다.
문제는 이적료다. 뮌헨은 첫 제안으로 7000만 유로(약 998억 원)에 보너스 금액을 제시했지만 거절당했고, 그다음에는 기본 이적료 8000만 유로(약 1140억 원)에 추가 옵션을 제안했으나 이 역시 소용없었다.
레비 회장은 케인의 몸값으로 무려 1억 2000만 파운드(약 2012억 원)를 원하고 있다. 뮌헨이 제안한 금액의 두 배에 가깝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토트넘은 케인의 이적료를 1억 2000만 파운드로 평가하고 있다. 뮌헨은 레비 회장을 협상 테이블에 앉힐 수 있는 1억 파운드(약 1676억 원)에 가까워지기조차 어려워 보인다"라고 전했다.
토트넘은 여전히 케인과 재계약을 꿈꾸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토트넘은 그에게 주급 40만 파운드(약 6억 7055만 원)를 제안할 예정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케인 붙잡기에 나섰다. 그는 케인 거취 이야기가 나오자 어떤 확신도 기대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내가 지금 알고 있는 것은 케인이 이 팀의 일원이고, 그가 훈련에 복귀해 함께 일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케인이 수요일에 돌아와 투어를 준비하길 바란다. 그는 세계적인 공격수고, 나는 그가 토트넘에 남길 원한다. 우리가 어떻게 이 클럽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지 케인과 대화할 것이다. 그리고 그가 원하는 것이 무언인지 역시 의심할 여지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원하는 대로 케인은 일단 토트넘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재계약 가능성은 희박하다. 독일 '스포르트1'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케인은 바이에른만 원한다. 모든 관계자가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며 그는 토트넘 훈련에 복귀한 뒤 보드진에 통보할 것이다. 투헬 감독을 중심으로 뭉친 뮌헨 이적 위원회가 케인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체는 "케인에게 재계약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그는 올여름 토트넘을 떠날 수 없다면 내년에 자유 계약(FA)으로 떠날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보냈다. 뮌헨은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일단 뮌헨은 한 번 더 공식 제안을 보낼 계획이다. 다만 토트넘이 원하는 금액은 아닐 가능성이 크다. 스포르트1은 "바이에른은 케인을 가장 선호한다. 보드진은 최소 한 번 더 오퍼를 넣을 가능성이 크다"라면서도 "하지만 미친 짓을 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계약이 1년 남은 선수에게 1억 유로(약 1427억 원)가 훨씬 넘는 금액을 내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케인은 토트넘에서 한 시즌을 더 보낸 뒤 다음해 여름에 뮌헨 유니폼을 입는 그림에 가까워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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