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약물 의혹' 소트니코바, "아무도 내게서 중요한 것 빼앗을 수 없어"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사실을 스스로 밝혀 논란이 됐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27, 러시아)가 해명에 나섰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종목에서 개최국의 편파판정 속에 김연아를 제치고 금메달을 따낸 소트니코바의 도핑 인정 발언이란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소트니코바는 12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지난 한 주 동안 나와 내 팀, 내 주변 사람들은 언론에서 갑자기 부풀려진 상황에 대한 의견을 얻기 위해 엄청난 수의 전화와 메시지를 받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소트니코바는 "물론 모두가 저의 공식적인 의견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그리고 그런 기사가 항상 회자되고 많은 조회수를 받으리라는 것을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그는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왔다던 2014년을 돌아보면 나는 재판을 받아야 했지만 문제는 없었다"면서 "당시 도핑 샘플에 긁힌 자국이 발견됐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운동선수가 도핑 테스트에서 문제가 발견됐다고 들으면 머릿속에서는 '어디서, 어떤 도핑이 발견됐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패닉에 빠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떤 형태로든 왜곡된 정보는 외신들에 러시아 선수들을 비난할 거리를 제공한다"면서 "왜 부풀리나? 그 때나 지금이나 국제 도핑 관리 시스템에서는 내게 아무런 의문도 갖지 않고 있다"고 자신의 결백을 거듭 주장했다. 

소트니코바는 마지막으로 "아무도 내게서 중요한 것을 뺏을 수 없다. 2014 소치 올림픽 시상대 위의 시간과 러시아 국가, 팬들의 시선을 통해 받은 놀라운 느낌, 내가 조국을 위해 가치 있게 행동했다는 느낌까지"라고 글을 맺었다.

소트니코바는 지난 5일 러시아 인플루언서 릴리아 아브라모바의 유튜브 채널 'Tatarka FM'에 출연, "2014년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이 나왔다"며 "난 두 번째 테스트를 받아야 했고, 다행히 두 번째 샘플에서는 문제가 발견되지 않아 징계받지 않았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이 인터뷰 내용은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카밀라 발리예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터진 도핑 논란으로 러시아가 징계를 받은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나온 것이다. 

이 발언의 파장이 커지자 러시아 스포츠계는 재빠르게 해당 내용을 부인했다.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는 소트니코바의 도핑 사건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했고 알렉산더 코건 러시아 피겨스케이팅연맹 사무총장도 "금시초문"이라고 했다. 

소치올림픽 당시 소트니코바를 지도한 엘레나 부야노바 코치도 "지어낸 이야기"라며 펄쩍 뛰었다. 하지만 문제가 된 영상이 곧바로 삭제되면서 더욱 논란을 부채질했다.

더구나 소트니코바는 지난 2016년 12월 세계도핑방지기구(WADA)의 도핑 샘플 명단 자료에서 소변 샘플이 훼손됐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한체육회는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의 협조를 받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소트니코바 발언과 관련한 문제를 재조사 해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스스로 1차 검사에서 양성, 2차 검사에서 음성을 받았다고 말한 만큼 당시 도핑 검사 기술로 발견하지 못한 내용을 이제는 확인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IOC는 올림픽 기간 채취한 선수들의 혈액 및 소변 샘플을 10년 동안 보관해야 한다. 대한체육회의 요구가 수용될 경우 IOC는 소트니코바의 샘플을 다시 조사할 수 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