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델리나 소트니코바(27, 러시아)의 금지 약물 양성 발언에 대한체육회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재조사를 요구하자 일본도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닛칸스포츠', '데일리', '도쿄스포츠' 등 일본 스포츠 전문 매체들은 11일 "한국이 소트니코바의 도핑 양성을 고백한 것과 관련해 IOC에 재조사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소트니코바는 지난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서 편파판정 논란 속에 224.59점을 받아 219.11점을 받은 김연아를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연아는 올림픽 2연패가 무산됐고 소트니코바는 이후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다 2020년 공식 은퇴했다.
소트니코바는 지난 5일 러시아 인플루언서 릴리아 아브라모바의 유튜브 채널 'Tatarka FM'에 출연, "2014년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이 나왔다"며 "난 두 번째 테스트를 받아야 했고, 다행히 두 번째 샘플에서는 문제가 발견되지 않아 징계받지 않았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이 인터뷰 내용은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카밀라 발리예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터진 도핑 논란으로 러시아가 징계를 받은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나온 것이다.
이 발언의 파장이 커지자 러시아 스포츠계는 재빠르게 해당 내용을 부인했다.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는 소트니코바의 도핑 사건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했고 알렉산더 코건 러시아 피겨스케이팅연맹 사무총장도 "금시초문"이라고 했다.
소치올림픽 당시 소트니코바를 지도한 엘레나 부야노바 코치도 "지어낸 이야기"라며 펄쩍 뛰었다. 하지만 문제가 된 영상이 곧바로 삭제되면서 더욱 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에 대한체육회는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의 협조를 받아 IOC에 소트니코바 발언과 관련한 문제를 재조사 해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스스로 1차 검사에서 양성, 2차 검사에서 음성을 받았다고 말한 만큼 당시 도핑 검사 기술로 발견하지 못한 내용을 이제는 확인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었다.
IOC는 올림픽 기간 채취한 선수들의 혈액 및 소변 샘플을 10년 동안 보관해야 한다. 대한체육회의 요구가 수용될 경우 IOC는 소트니코바의 샘플을 다시 조사할 수 있다. 그러나 소트니코바가 언급한 양성 판정이 올림픽 기간이 아닐 경우 샘플은 이미 폐기됐을 수도 있다.
일본 매체들은 한국 언론이 전하는 내용을 인용, "소트니코바의 이번 발언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도핑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금지 약물을 투여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재조사 요구에 대한 여론이 높아졌고 정치권도 움직였다"고 전했다.
이어 "만약 소트니코바의 메달이 박탈되면 김연아가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 그럴 경우 김연아는 올림픽 2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이것이 한국에큰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트니코바는 IOC가 러시아의 조직적인 약물 투여 실태를 조사한 2016년 도핑 의혹을 받은 바 있다. 그해 12월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도핑 샘플 명단 자료에서 소변 샘플이 훼손됐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있었다.
한편 일본은 올림픽 당시 편파판정 속에 금메달을 가져간 소트니코바를 적극 옹호한 바 있다. 이 때문인지 소트니코바는 그 해 여름 일본을 방문, 일본 전통 의상을 입고 예능 방송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또 일본 피겨 간판 아사다 마오가 중심이 된 아이스쇼에도 참가했다.
일본은 당시 아사다 마오가 6위, 스즈키 아키코가 8위에 올랐다. 소트니코바의 메달이 박탈되더라도 메달 가능성은 없는 상태다. 4위였던 그레이시 골드(미국)가 동메달을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