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판더펜(22·VfL 볼프스부르크)이 누구냐?”
최근 한국 축구팬들 사이에 회자하는 화두다. ‘한국인’ 손흥민(31)이 에이스로 활약하는 토트넘 홋스퍼에 낙점돼 영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듯한 기류를 보이면서, 이 ‘샛별’ 센터백은 화제의 중심권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말,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로 정평이 난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가 “토트넘이 눈여겨보는 최고 영입 타깃 중 하나”라고 밝히면서,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로 급부상했다.
지난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토트넘은 물경 63회나 골문을 열어 줬다. 경기당 평균 1.66골을 내줬다. EPL에서 각축전을 펼친 20개 팀 가운데 토트넘보다 많이 실점한 팀은 5개 팀에 불과했다. 특히, 마지막 5경기(34~38라운드)에선, 10골을 허용해 전체 시즌 경기당 평균 실점보다 높았다(2골). 중앙 수비수 보강을 절감해야 했던 토트넘이었다.
판더펜은 이처럼 2022-2023시즌 수비 붕괴로 고심을 거듭해야 했던 토트넘의 아킬레스건을 치유할 수 있는 대안으로까지 평가받는 대형(193㎝) 센터백이다. 왼발잡이로서 왼쪽 센터백은 물론 왼쪽 백까지 소화하는 다재다능한 자원이다. 네덜란드 U-21대표팀에서도 활약하며 진가를 나타낸, 미래가 촉망받는 유망주다.
세계 최대의 축구 전문 통계 사이트인 후스코어드닷컴도 판더팬의 장밋빛 미래를 낙관한다. 후스코어드닷컴이 “시간은 판더펜의 편이다. 그는 자신의 위상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가졌다. EPL에서 성공할 수 있는 모든 자질을 갖췄다”라고 높게 평가한 데서 뚜렷하게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 평가의 연장선 위에서, 후스코어드닷컴은 토트넘에 새롭게 둥지를 틀 가능성이 무척 많은 판더팬을 집중 조명했다. 그리고 그 결론은 “판더팬이 새로 토트넘 지휘봉을 잡은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원하는 이상적 센터백으로 자리매김하리라”는 것이었다.
분데스리가를 평정했던 ‘철벽’, 토트넘을 둥지 삼아 EPL에서도 나래 펼지 주목
4-3-3전형을 선호하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후방 균형을 중시한다. 후스코어드닷컴은 “이런 ‘포스테코글루 축구’에 적합한 중앙 수비수가 판더펜으로서,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 시 빌드업의 단초를 이룰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후스코어드닷컴은 “판더펜의 볼 운반 능력은 레프트백에서 활동할 때 더 많이 발휘될 수 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상대 공격수의 압박에 편안하게 대처해 팀을 업필드로 끌어올리는 판더펜의 중앙 수비수로서 능력은 토트넘이 확실하게 활용할 가치가 높은 가치를 지닌 특성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객관적 수치를 바탕으로 한 전망이다. 독일 분데스리가 2022-2023시즌, 판더펜은 경기당 패스(50.5회)와 패스 성공률(88.3%) 모두 팀 내 1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또한, 판더펜은 장신(193cm)으로 거구임에도 불구하고 스피드가 뛰어나다. 공격에 나섰다가 볼을 빼앗겨 맞닥뜨릴 상대의 역습을 저지하고 차단할 수 있는 ‘회복 속도(Recovery Pace)’의 빠름도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분데스리가 누리집에, 판더펜이 분데스리가에서 가장 빠른 수비수로 기록된 데서도 엿볼 수 있다.
후스코어드닷컴은 “판더펜의 이런 스피드와 페이스가 뒷받침된 결단력은 같은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 수비수인 버질 판 데이크(32·리버풀)에 비견할 만하다”라고 높게 평가했다.
판더펜의 몸을 사리지 않는 ‘육탄 수비’도 강점으로 작용한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판더펜은 25세 이하 선수 중 가장 많은 슛(25개)을 저지했다. 이처럼 골문과 공 사이에 몸을 던지는 판더펜의 성향이 볼프스부르크 팬들을 사로잡고 사랑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단점은 제공권 장악력에서 나타난다. 판더펜은 지난 시즌 공중볼 경합 성공률이 52.2%에 불과했다. 공중볼 각축이 치열한 EPL에서 살아남으려면, 판더펜이 반드시 극복해야 할 아킬레스건이라 할 만한 수치다.
판더펜은 세미프로 출신이다. 2019-2020시즌, 네덜란드 3부리그인 트베이더 디비시의 폴렌담 Ⅱ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그 시즌에 2부리그인 에이르스터 디비시의 폴렌담으로 올라가 2020-2021시즌까지 45경기(이하 리그 기준)을 소화하며 대기의 편린을 나타냈다.
이로써 빅 리그에 진출할 수 있었다. 볼프스부르크에 발탁돼 2021-2022시즌부터 분데스리가에 몸담았다. 첫 시즌,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작 5경기(교체 3) 출장에 그쳤다. 2022-2023시즌 비로소 꽃을 피웠다. 33경기를 교체 없이 소화(2,970분)하며 주전으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1골 1어시스트도 수확했다. 볼프스부르크가 지난 시즌 8위에 그치면서도 실점에선 6위에 자리함엔, 판더펜이 그 중앙에 있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후스코어드닷컴은 연부역강한 판더펜의 대성을 확신함과 아울러 그의 합류가 토트넘의 수비 강화에 큰 도움이 되리라며 분석을 마무리했다.
“판더펜은 아직 젊다. 강점을 더욱 활용하고 약점을 강점으로 바꿀 충분한 시간을 누릴 수 있는 젊음이다. 토트넘이 이적을 성공으로 매듭짓는다면, 그들은 강하고 빠른 왼발 센터백과 함께 매우 높은 천장을 구축하게 될 것이다.”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