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미드필더’ 이강인(22)이 드디어 ‘세계적인 명문 구단’ 파리 생제르맹(PSG)에 공식 입단했다.
PSG는 9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강인과 2028년까지 계약했다”라고 밝혔다.
이강인의 이적료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발표 직전 나온 외신 ‘마르카’에 따르면 2200만 유로(약 311억 원)로 추정된다. 이적료의 20%는 이강인에게 돌아간단 소식까지 함께 전했다.
드디어 이강인의 차기 행선지가 결정됐다. 2018년 10월 발렌시아에서 1군 데뷔전을 치른 이후 스페인 라리가에서 발렌시아 3시즌-마요르카 2시즌, 통산 5시즌(135경기 10골)을 보낸 그는 프랑스 리그1에서 새롭게 시작한다.
감독 ‘복’이 있는 이강인이다. 지난 5일 PSG는 새로운 사령탑으로 스페인 출신 루이스 엔리케 감독(53)을 선임했다. 스페인어가 능통한 이강인은 자유롭게 그와 대화할 수 있다. 유럽 진출 선수 중 언어 장벽으로 인해 고생하는 케이스가 있는데 이는 이강인에게 해당하지 않는단 뜻이다.
PSG는 네이마르를 비롯해 킬리안 음바페, 마르키뇨스, 파비안 루이스 등 '월드 클래스' 선수들의 집합소다. 다만 최근 메시는 미국프로무대로 건너갔고, 공식 계약 기간 1년이 남은 음바페의 잔류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차기시즌 리그1 강력한 우승후보 PSG에서 새로운 시작을 알린 이강인은 입단 기자회견에서 “다양한 위치에서 뛸 수 있다”면서 “양쪽 윙에서 뛸 수 있는 미드필더다. 볼을 능숙하게 다루고, 승리에 대한 열망과 갈증이 상당히 많다. 팀 승리를 목표로 최대한의 힘을 발휘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어 “아주 어렸을 때부터 PSG를 알고 있었다. 세계적인 구단 중 하나다. 또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여기 있다. 새로운 시작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길 원한다”라고 강조했다.
2011년 카타르 자본에 인수된 후 PSG는 지난 시즌까지 무려 9번이나 리그1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이전에는 1986년과 1994년 단 두 차례 우승에 불과했다.
PSG도 이강인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강인의 이력을 살펴보면 기대는 당연하다.
2011년 7월, 당시 10살이던 이강인은 발렌시아 유스팀에 입단했다. 이후 2017년 12월 발렌시아 B팀에 합류하며 본격적으로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다.
발렌시아 B팀에서 두 시즌 동안 공식전 26경기(4골)를 뛴 이강인은 2018년 10월 코파 델 레이(국왕컵)로 1군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만 17세 327일의 나이로 한국 선수 역대 최연소 1군 데뷔 기록을 세웠다.
이후 이강인은 2019년 1월 30일 등번호 16번을 부여받고 공식적으로 발렌시아 1군 팀에 합류했다.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이강인은 세계에 이름을 더욱 널리 알렸다. 2골 4도움을 기록하며 한국 축구의 준우승에 큰 힘을 보탠 데 이어 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수상했다.
이후 더 많은 출전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2021년 마요르카로 이적한 이강인은 2022-2023시즌 급성장한 기량으로 PSG의 러브콜을 받아 더 큰 곳으로 무대를 옮겼다.
PSG는 이강인이 어린 시절 2007년 KBS 예능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 ‘축구 천재’로 출연했단 소식을 다루면서 이강인을 소개했다.
구단은 “불과 6살의 나이에 한국에서 이강인은 유명인이 됐다”며 “2011년 여름 스페인 발렌시아 아카데미에 입단했던 이강인은 겨우 10살의 어린 나이였지만 주눅 드는 모습은 없었다. 7년 뒤 한국인 최연소 유럽 프로 데뷔 기록을 세운 것이 이를 설명한다"라고 말했다.
또 “이강인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도 참가했다. 앞서 U-20 월드컵 땐 대회 최다 득점자였던 엘링 홀란을 제치고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빠르고 좋은 기술을 보유한 이강인은 왼발로 차이를 만든다. 중원과 윙 등 전방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며 “좁은 공간에서도 편안하게 플레이하고, 짧은 패스, 롱 패스 모두 잘한다. 이제 그에게 남은 건 최고 수준에서 자신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리그1도 이강인의 PSG 입단을 반겼다.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환영합니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제는 이강인의 ‘전 소속팀’이 된 마요르카도 "강인 선수, 고마워요! 건승을 빌어요! 마요르카는 항상 강인을 반길 거예요”라고 작별 인사를 건넸다.
이강인은 서정원(스트라스부르), 이상윤(로리앙), 안정환(메스), 박주영(모나코), 남태희(발랑시엔), 정조국(오세르), 권창훈(디종), 석현준(트루아), 황의조(보르도), 윤일록(몽펠리에) 등에 이어 13번째로 프랑스 무대를 밟게 된 한국 선수가 됐다. /jinju217@osen.co.kr
[사진] 파리 생제르맹 소셜 미디어, 이강인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