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너무 착해서 큰 일이다. 분명 서로 쓴 소리를 해야 하는데, 마음이 여려서 나쁜 말을 하지 못한다."
지난 해 디알엑스에서는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었지만, 2023년 디플러스 기아의 키워드는 '중꺾마'가 보다는 '이기적인 냉정함'이었다. 디플러스 최천주 감독은 팬 미팅을 하러 나가는 선수들을 안타깝게 바라보면 착잡해했다. 팀의 경기력 기복에는 밴픽에 대한 문제도 있지만, 선수들의 여린 심성에서 다른 부진의 이유를 찾았다.
디플러스 기아의 맏형 '데프트' 김혁규 역시 최천주 감독의 말에 공감을 표했다. 우승후보로 꼽혔던 팀이 여기저기 들리는 우려의 목소리처럼 이대로 흔들릴 경우 자칫 롤드컵 진출까지 물건너 갈 수 있다는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디플러스 기아는 지난 5일 광동과 1라운드 경기서 2-0으로 승리하면서 1라운드를 5승 4패 득실 +3을 기록, 공동 4위로 마무리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 이어 OSEN과 별도로 만난 자리에서 김혁규는 "실력적인 측면의 부족함이 있지만, 우리의 부족했던 점들로 인한 패배가 더 많았다. 밴픽의 문제 보다 더 심각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피드백을 진행하고 있고, 현재도 해결하고 있는 과정 중에 있다고 할 수 있다"고 현 DK의 문제점을 다시 한 번 거론했다.
덧붙여 그는 "스프링 시즌부터 줄곧 피드백을 해왔지만, 그동안의 피드백에서 우리는 의미를 찾지 못했다. 문제점을 고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우선 팀원들이 서로에게 미안해하는 마음이 너무 많다. 최대한 이기적으로 상황을 바라봐야 한다. 경기 외적인 면에서도 내적인 면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흐름을 쫓아가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혁규는 "지금 우리에게는 당장의 성적 보다 우리가 변화해야 한다고 공동으로 인식한 적들이 바뀌는지 안 바뀌는지가 제일 중요하다. 우리는 분명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며 거듭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