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자대표팀의 베테랑 스트라이커 박은선(37, 서울시청)이 월드컵 첫 번째 득점을 목표로 삼았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은 7일 오전 10시부터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오는 8일 열릴 아이티전을 대비한 훈련에 나섰다. 훈련을 마친 직후 오전 11시 30분 벨 감독과 니콜라스 델레핀 아이티 감독은 경기전 공식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벨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베테랑 공격수 박은선은 "저희는 어떤 경기든 이기기 위해 준비했다. 어려운 경기가 되겠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승리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모든 선수들이 준비를 마쳤다. 좋은 경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승리를 다짐했다.
박은선은 지난 2001년 만 15세의 나이로 대표팀 생활을 시작한 박은선은 2003 FIFA 여자 월드컵 미국에서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20년이 지난 현재 다시 월드컵에 도전하는 박은선은 "3번째 월드컵이다. 월드컵이라는 무대는 축구선수에게는 늘 가장 기대되는 대회다. 아직 떨린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은선은 "호주로 출발하면 더 긴장되겠지만, 감독님이 이끄시는대로 잘 준비하고 있다. 가서 긴장하기보다 즐기고 싶다.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아직 월드컵 득점이 없다. 골을 넣고 싶다"라며 득점 욕심도 드러냈다.
이번 월드컵 소집 명단에는 만 16세인 케이시 유진 페어가 포함돼 있다. 이에 박은선은 "저도 첫 월드컵 당시 많이 어렸다. 언니들을 따라다니며 긴장하기보다 재미있게 하고 왔다. 감독님께서 케이시를 뽑았을 때, 또 함께 훈련해 보니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미래가 정말 기대되는 선수"라며 "케이시가 충분히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 보여주리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박은선은 이날 유독 홀쭉해진 모습을 보였다. 박은선은 "발목을 다친 뒤 감독님께서 많이 신경 써주셨다. 재활훈련을 마친 직후 곧바로 복귀해 운동을 따라갔다. 아시다시피 고강도 훈련을 많이 한다. 감독님 때문에 홀쭉해졌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라며 몸 상태를 밝히며 농담도 곁들였다.
이에 벨 감독은 "박은선은 중요한 선수다. 그런데 이번 훈련에서 발목에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 월드컵 생각이 중요하다. 내일 있을 아이티전과 콜롬비아전이 중요하다"라고 답했다.
벨 감독은 앞선 인터뷰서 '박은선을 월드컵 전까지 온실 속의 화초처럼 아꼈다가 데려가고 싶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박은선은 "늘 감독님께서 많이 신경 써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월드컵을 나가게 된 게 실감난다"라고 전했다.
이어 박은선은 "다쳤을 때 이것 저것 많이 신경 써주셨다.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 감사하고 믿어주신 만큼 경기로 보답하고 싶다. 기회가 될 때 경기에서 보여주는 것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박은선은 "저 역시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기대가 많이 된다. 다치지 않고 잘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6일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국 대표팀의 기대 성적에 관해 묻는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6월 18일부터 훈련에 참가한 31명의 선수가 답했는데, 이들 중 51.6%에 해당하는 16명이 8강을 목표로 삼았다. 그 뒤를 이어 12명(38.7%)의 선수들이 ‘4강 이상’이라고 답했고, 3명(9.7%)이 16강을 택했다.
설문 결과에 박은선은 "이 질문을 받았을 때 전 16강을 이야기했다. 16강에 진출한다면 충분히 8강도 노려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선수들이 8강을 이야기하는 것은 체력적, 기술적, 전술적인 면에서 준비다 됐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목표를 크게 잡으면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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