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자 월드컵 대표팀 선수들은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에서 8강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축구협회가 매달 발간하는 기술리포트 ‘온사이드’(ONSIDE)가 여자 대표팀 선수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상당수 선수들이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을 꿈꾸고 있었다. 이번 설문에는 지난 6월 18일부터 파주NFC에 소집돼 훈련했던 선수 31명이 모두 참가했다.
먼저 ‘한국 대표팀의 기대 성적’을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응답자가 8강을 선택했다. 응답자 31명 중 51.6%에 해당하는 16명이 8강을 목표로 삼았다. 그 뒤를 이어 12명(38.7%)의 선수들이 ‘4강 이상’이라고 답했고, 3명(9.7%)이 16강을 택했다. 이번 여자월드컵에 대한 선수들의 기대감이 꽤 높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이같은 자신감은 콜린 벨 감독이 주도해온 ‘고강도 훈련’에서 비롯된다. 벨 감독은 강도 높은 체력 훈련으로 90분 이상 상대와 부딪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동시에 강도 높은 압박으로 상대를 힘들게 만드는 축구를 준비해 왔다. 주장 김혜리는 “4년 동안 그 어느 때보다 체계적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미드필더 김윤지도 “우리 팀은 기적을 이룰 힘이 있는 팀”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번 월드컵에서 첫 골을 넣을 선수는 누구일까?’를 묻는 질문에는 지소연과 최유리가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둘은 각각 9명(29%)의 지지를 얻었다. 이금민(7명, 22.6%)과 박은선(2명, 6%)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의 첫 경기 상대는 콜롬비아다. 콜롬비아전에서 이들의 발끝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지소연과 최유리가 뽑힌 이유는 다양했다. 지소연을 선택한 선수들은 그가 가진 스타성과 책임감, 녹슬지 않은 기량 등을 이유로 댔다. 베테랑 수비수 심서연은 “지소연이 프리킥으로 첫 골을 넣을 것”이라고 말했고, 케이시 유진 페어는 영어로 “She is very good(매우 훌륭한 선수)”라고 답했다.
여자대표팀의 엔진인 최유리도 선수들의 기대감을 모았다. 최유리를 지목한 이영주는 “경기장에 들어가면 항상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지소연은 여자대표팀 선수들이 ‘월드컵에서 가장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를 묻는 질문에도 1위에 올랐다. 응답자 13명(43.3%)의 선택을 받았다.
지소연은 2006년 국가대표팀에 데뷔한 이래 지금까지 핵심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문미라는 “세계적인 스타이기 때문”이라는 말로 지소연을 선택한 이유를 댔다. ‘제2의 지소연’으로 불리는 천가람은 “월클(월드클래스)”이라는 짧은 단어로 그에 대한 신뢰를 표했다.
지소연 다음으로 최유리(6명, 19.9%), 박은선(3명, 19%), 이금민(3명, 19%)이 본선 활약상이 기대되는 선수들로 지목됐다.
한편 여자대표 선수들은 남자축구가 거둔 성과를 크게 의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남자대표팀이 거둔 성과를 의식하고 있다/그렇지 않다’는 선택지를 두고 23명(74.2%)이 ‘의식하지 않는다’를 택했다. 나머지 8명(9.7%)는 ‘의식한다’고 답했다. 조소현은 “남자축구의 성과는 그 자체로 기뻐하고 축하할 일이지만, 우리가 그걸 의식하거나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잘해서 어린 여자 선수들이 좋은 영향을 받는 게 더 맞는 그림 같다”고 설명했다.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특집 설문조사의 모든 내용은 '온사이드' 7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다. 7월호는 베테랑 조소현과 임선주의 인터뷰를 커버스토리로 다뤘다. 또 대한민국 여자월드컵 도전사, 콜린 벨호 일지, WK리그 클럽라이센스 제도 도입 배경 등 여자축구 특집호로 마련됐다. '온사이드' 7월호는 KFA 홈페이지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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