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클란 라이스(24, 웨스트햄 유나이티드)가 7년간 함께했던 웨스트햄을 떠나 아스날에 새 둥지를 튼다. 그는 이제 아스날과 잉글랜드 역사상 가장 비싼 선수가 된다.
'디 애슬레틱'은 5일(한국시간) "라이스는 아스날과 개인 계약을 맺고 메디컬 테스트를 받을 수 있는 허락을 받았다. 웨스트햄과 아스날은 그의 이적을 앞두고 완전한 합의에 도달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양측은 1억 500만 파운드(약 1735억 원)에 달하는 이적료로 합의를 맺었다. 24개월에 걸쳐 세 번의 나눠 지불하는 조건으로 합의가 이뤄졌고, 라이스는 곧 메디컬 테스트를 받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역시 "라이스가 아스날로 간다. 아스날과 웨스트햄은 최종 합의했고, 이적료는 기본 1억 파운드(약 1652억 원)에 추가 옵션 500만 파운드(약 82억 원)"라며 시그니처 멘트인 "Here we go"를 외쳤다.
로마노는 "아스날 역사상 가장 비싼 이적이자 잉글랜드 국적 선수 중 가장 비싼 계약이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과 에두 가스파르 디렉터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라며 "아스날은 라이스의 메디컬 테스트를 이번 주 안으로 계획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라이스는 188cm의 큰 키를 자랑하는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수비형 미드필더다. 그는 뛰어난 수비력과 수준급 패스, 그리고 리더십까지 갖춘 잉글랜드 대표팀의 기둥이다. 이제는 약점으로 꼽히던 전진성과 득점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라이스는 만 24세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웨스트햄에서 주장 완장까지 찼다. 그는 지난 시즌 주장으로서 유럽축구연맹 유로파 컨퍼런스 리그 우승을 이끌며 트로피도 들어 올렸다. 당연하게도 오래전부터 많은 빅클럽이 러브콜을 보냈지만, 모두 웨스트햄이 책정한 높은 이적료에 막혀 무산됐다.
올여름에는 웨스트햄도 라이스와 계약 만료가 1년밖에 남지 않은 만큼, 그를 놓아주기로 결심했다. 같은 런던 팀이자 중원 보강이 절실했던 아스날이 라이스를 낚아챘다. 아스날은 베테랑 미드필더 그라니트 자카가 레버쿠젠으로 떠날 예정이고, 토마스 파티도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이적설에 휩싸인 만큼 미드필더 영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이제 라이스는 마틴 외데고르, 카이 하베르츠, 조르지뉴 등과 함께 아스날 허리를 책임질 전망이다. 외데고르와 하베르츠가 공격적인 재능을 마음껏 뽐내려면 안정감을 더해줘야 하는 라이스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는 홈그로운 자격까지 갖춘 만큼 아르테타 감독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쉽지 않은 영입이었다. 아스날은 두 차례나 제안을 거절당하고도 포기하지 않았고, 끝내 삼고초려에 성공했다. 중간에는 맨체스터 시티가 경쟁자로 등장하기도 했지만, 높은 이적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손을 뗐다.
맨시티는 아스날이 제시한 9000만 파운드(약 1488억 원)에 맞춰 두 차례 제안을 보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아스날은 여기서 굴하지 않고 총액 1억 500만 파운드를 제시했고, 이를 알게 된 맨시티는 경쟁을 포기했다. 결국 최후의 승자는 아스날이 됐고, 라이스는 1억 파운드(약 1654억 원)에 맨시티로 이적했던 잭 그릴리쉬를 넘고 잉글랜드 선수 이적료 신기록을 세웠다.
아스날로서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아스날은 높은 이적료에 주저하기도 했다. 하지만 라이스가 20년 만에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는 10원짜리 한 장까지도 모두 가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로써 아스날은 다음 시즌 우승 도전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됐다. 아스날은 지난 시즌 뒷심 부족으로 통한의 준우승에 그쳤지만, 두 번 실수는 없다는 각오로 선수단 보강에 나서고 있다. 아르테타 감독은 하베르츠를 옵션 포함 6500만 파운드(약 1075억 원)에 영입한 데 이어 라이스까지 품으며 착실히 계획을 밟아나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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