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엘링 홀란(22·맨체스터 시티)이 지배하는 ‘득점 천하’다. 홀란이 지배하는 영역은 유럽을 넘어 전 세계에 이른다. 홀란이 온 세상에 쌓은 아성은 마치 쇠로 만든 성과 철로 만든 벽[金城鐵壁·금성철벽]인 듯 허물어질 줄 모른다.
그야말로 ‘홀란의 세상’이다. 당대 세계 축구에서, 가장 회자하는 ‘시대적 화두’에 걸맞은 풍모를 뽐내듯 골 사냥에 관한 한 쫓는 존재를 허용치 않는 질주다. 추격자에겐 넘보기 힘든 족탈불급의 기세라고나 할까.
당연한(?) 결과다. 올 세계 축구계에서, 최다 득점 타이틀은 홀란의 품 안에서 벗어날 줄 모른다. 3개월째 ‘외롭게’ 선두를 내달리고 있다. 뭐니 뭐니 해도 ‘골 = 홀란’의 등식은 이 시대를 지배하는 철칙이다.
홀란, 3개월간 선두 내놓지 않아… ‘맞수’ 음바페도 ‘무관의 제왕’ 케인도 모두 제쳐
IFFHS(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가 발표한 2023년 상반기(1~6월) 득점 레이스에서, 홀란은 가장 앞에 나섰다. 4월에 선두로 치고 나온 이래 계속 맨 앞에서 질주를 거듭하는 홀란이다. 지난 3월까지 마커스 래시퍼드(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한 걸음 차(15-16골)로 뒤져 2위에 머물렀던 과거는 이제 희미해진 기억 속의 옛일이 됐다.
지난 6개월 동안,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를 주 무대로 활동하는 홀란은 모두 28골을 터뜨렸다. 리그 15골, 리그컵 3골, 국제 클럽 대회 7골, 국가대표팀(A) 경기 3골 등 전 분야에서 골고루 빼어난 득점 솜씨를 뽐냈다(표 참조).
비록 EPL은 2022-2023시즌이 지난 5월 대장정의 막을 내렸을지라도, 홀란의 골 사냥은 끝난 게 아니었다. 홀란은 눈을 돌려 사냥터를 UEFA(유럽축구연맹) 독일 유로 2024로 옮겼다. 지난 6월 이 대회 예선(UEC) 그룹 A 2경기에서 3골을 뽑아내는 괴력을 다시 한번 나타냈다. 스코틀랜드(6월 17일·이하 현지 일자)와 사이프러스(키프로스·6월 20일)를 상대로 각각 1골과 2골을 잡아냈다.
¼분기 3개월간 1위에 올랐던 래시퍼드가 14위로 곤두박질친 모습과 극히 대조를 이루는 홀란의 상승세다. 래시퍼드는 그 다음 3개월(4~6월)에 4골을 넣는 데 그쳐 몰락을 면치 못했다.
홀란과 당대 으뜸 골잡이를 다투는 맞수 킬리안 음바페(24·파리 생제르맹)는 3위에 올랐다. 총 25골로, 홀란과 세 걸음 차(25-28)였다. 3월까지 홀란과 두 걸음 차(13-15골)였으나, 3개월 뒤 이번 집계에선, 한 걸음이 더 벌어졌다. 다만, 순위는 9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무관의 제왕’인 해리 케인(29·토트넘 홋스퍼)은 음바페의 뒤를 이어 6위에 자리했다. 모두 23골을 터뜨렸다. 리그에선, 오히려 음바페를 앞섰다(17-16골). 그러나 토트넘이 컵대회에서 일찌감치 탈락한 게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다. 이 부문에서, 음바페가 5골을 뽑아낸 데 비해, 케인은 단 1골에 그쳤다.
브라질 무대에서 활약하는 두 골잡이가 상위 5걸에 자리한 점은 눈길을 끈다. 캄페오나투 브라질레이루 세리이 A의 두 명문 클럽인 플루미넨시의 헤르만 카노(35)와 CR 플라멩구의 페드루(26)가 각각 2위와 3위에 랭크됐다. 카노와 페드루는 홀란에 각기 두(26-28), 세(25-28) 걸음 차였다.
한 달여 뒤 오는 8월이면, EPL 2023-2024시즌이 막을 올린다. 홀란이 꺾이지 않는 기세를 떨치며 ¾분기까지 득점 레이스에서도 막강한 득점력을 이어 갈지 지켜볼 만하다.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