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패배를 당한 한국대표팀이 한일전 설욕에 실패했다.
변성환 감독이 이끄는 17세 이하(U-17) 한국 축구 대표팀은 2일 오후 9시(한국시각) 태국 빠툼타니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일본에 0-3으로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1986년, 2002년 두 차례 우승한 한국은 21년 만에 정상에 도전했지만 좌절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역대 최다인 4회 우승을 달성했다. 한국은 최근 일본과 각급대표팀 대결에서 5회 연속 0-3으로 완패를 당하는 굴욕을 당했다.
이번 승부에서 태국출신 주심이 경기를 망쳤다. 태국 주심 몽콜차이 페츠스리(42)가 고비 때마다 한국에 불리한 판정을 하고 결정적인 오심까지 범해 일본의 승리 도우미를 자처했다. 판정에 불복한 변성환 감독은 신분증을 패대기 쳤다가 옐로카드를 받았다. 밤늦게 태극전사를 응원한 축구팬들도 도저히 분노를 감출 수 없었다. 그만큼 주심의 판정이 노골적이었다.
경기 후 한국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누워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많은 선수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울분을 토했다. 하지만 이미 결과는 바뀌지 않는 상황이었다.
변성환 감독은 "100점 만점이라 치면 95점을 주고 싶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 그래도 본인들의 장점을 운동장에서 증명했다. 남은 기간 월드컵을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일본 ‘니캇스포츠’는 “경기 후 양팀 선수들이 서포터들에게 고개 숙여서 인사를 했다. 양국 서포터들이 큰 박수로 선수단을 격려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 매체는 일본축구협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예전에는 한일전이 끝난 뒤 서로 큰 소리를 내거나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다.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다. 한국이 경기에 크게 졌는데도 온화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좋게 말하면 한국 선수들이 경기에 패했음에도 매너가 좋았다는 말이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이 과거와 달리 승부욕이나 투지가 부족했다고 들릴 수도 있다. 태국 주심의 석연치 않은 판정이 패배의 큰 원인이라 생각하는 한국 입장에서는 썩 유쾌하지 않은 해석이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