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이 경기의 주인공이 돼버렸다. 한국은 억울한 판정 속 일본에 우승컵을 내줬다.
변성환 감독이 이끄는 17세 이하(U-17) 한국 축구대표팀은 2일 태국 빠툼타니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 결승에서 석연찮은 판정 속 일본에 0-3으로 패했다.
한국은 1986년과 2002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 우승에 도전했다. 그러나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통산 세 번째 준우승을 기록하며 대회를 마쳤다.
4위까지 주어지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확보한 것도 변성환호의 U-17 아시안컵 결과다. 월드컵은 오는 11월 10일 인도네시아에서 막을 올린다.
일본전에서 한국은 편파 판정에 울어야 했다.
시작은 좋았다. 전반 20분 백인우의 중거리 슈팅으로 한국은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그러나 전반 43분 일본으로 분위기가 급격하게 기울었다. 수비수 고종현이 경고 누적으로 레드 카드를 받았기 때문. 전반 13분 이미 경고를 한차례 받았던 고종현은 30분 뒤에 경고 누적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고종현이 물러난 뒤 얻은 프리킥에서 일본은 선제 득점을 올렸다.
0-1로 뒤진 채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에 2골을 실점했다. 수적 열세를 이겨내지 못한 것. 후반 21분, 경기 종료 직전 골을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사력을 다해 뛰었다. 10명으로 일본에 대등하게 맞섰다. 하지만 심판의 판정이 크게 아쉬웠다.
태국의 몽콜차이 페치스리 주심은 후반 38분 김명준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일본 골키퍼 손에 걸려 넘어졌지만 페널티킥을 부여하지 않았다. 오히려 변성환 감독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가 경고만 받았다.
찝찝한 판정 속 한국은 고개를 숙여야 했다.
경기 후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변성환 감독은 “끝까지 경기장에서 싸우는 모습을 보고 아주 감동을 받았다. 하지만 경기가 끝나고 난 이후 우리 선수들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모습을 보고 감독으로서 상당히 마음이 아팠고, 꼭 다시 한 번 리벤지 매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 한 명이 부족하면서 전술적으로 변화를 줬었다. 4-4-1, 3-4-2 형태로 경기 진행을 해왔다. 경기 흐름을 지켜보니 굳이 3-4-2로 나서는 것보다 4-4-1 형태를 유지하면서 공간을 창출하고 적극적으로 몸싸움한다면 상대 압박 속 65분 이후 찬스가 나올 거라고 예상했다. 결과론적으로 찬스를 만들어내기도, 또 찬스를 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아쉽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제가 보는 입장에서는 경기 운영 면에서 많이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변성환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우리만의 철학과 플레이 스타일 원칙에 기반해 단 한 번도 팀 방향성에 변화를 준 적이 없었다. 대회 전 ‘과연 우리가 가고자 하는 축구가 좋은 축구인지 아닌지’ 확신이 조금은 부족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선수들의 능력치를 직접 확인했다. 또 제가 가진 철학과 우리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봤다. 선수들이 증명했다. 앞으로 이 부분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또 부족한 부분은 수정 보완하겠다. 남은 월드컵 기간 동안 팀을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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