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의 황당한 판정에 태극전사들이 숙적 일본과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했다.
변성환 감독이 이끄는 17세 이하(U-17) 한국 축구 대표팀은 2일 오후 9시(한국시각) 태국 빠툼타니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일본에 0-3으로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1986년, 2002년 두 차례 우승한 한국은 21년 만에 정상에 도전했지만 좌절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역대 최다인 4회 우승을 달성했다.
한국은 4-3-3을 가동했다. 양민혁, 김명준, 윤도용 스리톱에 진태호, 임현섭, 백인우의 중원이었다. 서정혁, 고종현, 강민우, 이창우의 수비에 골키퍼는 홍성민이었다.
경기 초반은 한국의 우세였다. 한일은 전반 낸 날카로운 공격을 주고받으며 난타전을 펼쳤다. 두 팀 골키퍼의 슈퍼세이브로 실점 상황은 나오지 않았다. 두 팀이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결승전다운 공격축구를 선보였다.
변수가 발생했다. 전반 43분 중앙 수비수 고종현이 일본 선수의 공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있었다. 전반 13분 이미 옐로카드 한 장을 받았던 고종현은 즉각 퇴장을 당했다.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판정이었다. 주전 수비수를 잃은 한국은 순식간에 10명이 싸우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했다.
전반 44분 이어진 프리킥 기회서 한국이 실점했다. 나와타 가쿠가 오른발로 감아 찬 공이 한국 수비벽을 절묘하게 넘어 골키퍼가 손쓸 수 없는 골대 좌측 상단에 꽂혔다. 일본이 1-0 리드를 잡았다.
한국은 공격수 양민혁을 빼고 수비수 유민준을 투입해 긴급수혈을 했다. 한국은 0-1로 뒤진 채 위기속에서 전반전을 마쳤다.
한국수비는 다시 무너졌다. 후반 20분 모치즈키 고헤이의 절묘한 스루패스를 후방으로 침투한 나와타 가쿠가 받아 오른발로 가볍게 마무리했다. 일본이 추가골로 2-0으로 앞섰다. 나와타 가쿠는 두 골을 몰아쳐 총 5골로 득점선두에 올랐다.
억울한 상황은 또 생겼다. 후반 39분 드리블하는 김명준이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쇄도하며 골키퍼의 손에 걸려 넘어졌다. 명백한 페널티킥 상황이었지만 주심은 파울조차 선언하지 않았다. 오히려 주심은 항의하던 변성환 감독에게 옐로카드를 줬다.
주심이 제대로 판정을 했다면 1-1이 될 수도 있는 경기가 0-2가 됐다. 일본은 추가시간에도 득점에 성공했다. 어린 태극전사들은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눈을 감고 판정한 주심 앞에서 도저히 이길 수가 없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