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의 아픔을 씻어내려는 아스날이 드디어 데클란 라이스(24, 웨스트햄)를 품는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1일(한국시간) "아스날은 마침내 라이스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아스날과 웨스트햄은 끝내 이적료에 합의했고, 라이스는 이제 팀을 옮길 준비가 됐다"라고 보도했다. 사미 목벨 기자는 아예 '던 딜(거래 완료)'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이적료는 최대 1억 500만 파운드(약 1758억 원)에 달한다. 이는 아스날 역사상 최고 이적료로 기존 클럽 레코드인 니콜라스 페페의 몸값(7200만 파운드, 약 1205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액수다. 데일리 메일은 "양측은 이적료 1억 500만 파운드에 합의했다. 이제 가격은 정해졌고, 지불 구조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역시 "라이스 이적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 양 팀은 지불 조건과 거래 구조를 협의하고 있다. 거래 규모는 1억 500만 파운드"라고 전했다.
아스날은 2022-2023시즌 통한의 준우승을 거뒀다. 아스날은 시즌 초반부터 치고 나가더니 계속해서 선두를 달리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한때 맨체스터 시티와 승점 차를 8점까지 벌리기도 했다. 자연스레 많은 이들은 아스날이 2003-2004시즌 이후 19년 만에 리그 정상에 오를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뒷심이 너무나 부족했다. 아스날은 시즌 막판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리그 30라운드 무렵 8경기에서 2승 3무 3패에 그치며 와르르 무너졌다. 결국 연승 행진을 달린 맨시티가 역전 우승을 일궈내며 트레블을 달성했고, 아스날은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올여름 아스날은 두 번 실수는 없다는 각오로 착실히 선수단 보강에 나서고 있다. 먼저 다양한 위치를 소화할 수 있는 카이 하베르츠를 첼시에서 데려왔다. 그는 첼시에서 부족한 결정력으로 많은 비판을 받아 왔지만,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과감하게 옵션 포함 6500만 파운드(약 1088억 원)를 투자했다.
이제는 가장 강력히 원하던 라이스까지 품기 직전이다. 188cm의 큰 키를 자랑하는 그는 뛰어난 수비력과 준수한 득점력, 수준급 패스 능력, 리더십까지 갖춘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수비형 미드필더다. 라이스는 만 24세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웨스트햄 주장을 맡으며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 유로파 컨퍼런스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라이스는 아스날 중원의 새로운 구심점이 되어줄 전망이다. 현재 아스날은 베테랑 미드필더 그라니트 자카가 레버쿠젠으로 떠날 예정이고, 토마스 파티도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이적설에 휩싸였다.
마틴 외데고르와 하베르츠가 공격적인 재능을 마음껏 뽐내려면 라이스가 허리에 안정감을 더해줘야만 한다. 게다가 그는 잉글랜드 국적으로 어릴 적부터 영국에서 축구를 배운 만큼 홈그로운 자격까지 갖췄다. 아스날이 그를 꾸준히 원할 수밖에 없던 이유다.
물론 쉽지 않은 영입이었다. 아스날은 두 차례나 제안을 거절당한 끝에 삼고초려에 성공했다. 중간에는 맨시티가 경쟁자로 등장하기도 했지만, 높은 이적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손을 뗐다.
결국 아스날은 웨스트햄이 요구한 1억 500만 파운드를 내기로 결심했고, 라이스는 1억 파운드(약 1675억 원)에 맨시티로 이적했던 잭 그릴리쉬를 넘고 잉글랜드 선수 이적료 신기록을 세웠다.
데일리 메일은 "아스날은 높은 이적료에 주저하기도 했다. 하지만 라이스가 20년 만에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는 10원짜리 한 장까지도 모두 가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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