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오일 머니가 또 일을 냈다. 마르첼로 브로조비치(31, 인터밀란)도 사우디 무대에 합류한다. 행선지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가 있는 알나스르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30일(한국시간) 시그니처인 "HERE WE GO" 멘트와 함께 "브로비치는 알나스르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구두 합의에 이르렀으며 모든 계약에 서명하기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오는 금요일에 메디컬 테스트가 치러질 예정이다. 또한 계약에 대한 최종 확인이 있을 것이다. 계약 기간은 3년으로 2026년 6월까지"라며 "알나스르는 브로조비치의 모든 요구를 받아들였다. 인테르는 이적료 2300만 유로(약 330억 원)를 받게 되며, 브로조비치는 3년간 급여와 계약 보너스를 합쳐 총 1억 유로(약 1433억 원) 가까이 받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브로조비치는 다재다능한 모습을 자랑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인테르 중원의 엔진이다. 그는 지난 2015년 인테르 유니폼을 입은 뒤 점차 성장하며 주전으로 도약했다. 초반에는 적응에 애를 먹으며 고전하기도 했지만, 왕성한 활동량과 패스 능력을 앞세워 기량을 꽃피웠다.
스쿠데토(세리에 A 우승을 의미하는 방패 문양) 획득에도 큰 힘을 보탰다. 브로조비치는 2020-2021시즌 안토니오 콘테 감독 밑에서 핵심으로 활약하며 팀을 이끌었고, 세리에 A 최우수 미드필더로 선정되기까지 했다. 그와 니콜로 바렐라(인테르)가 호흡을 맞춘 인테르 중원은 그야말로 이탈리아 최강이었다. 그 덕분에 인테르는 11년 만에 리그와 코파 이탈리아 우승 트로피를 동시에 들어 올리며 포효했다.
다만 지난 시즌에는 주춤했다. 브로조비치는 2022-2023시즌 부상으로 고생하며 이전처럼 단단한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하지만 그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맹활약을 펼치며 다시 한번 클래스를 보여줬다. 비록 인테르는 0-1로 패하며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지만, 브로조비치의 퍼포먼스는 박수받기에 충분했다.
브로조비치는 크로아티아 대표팀에서도 중요한 선수다. 그는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이반 라키티치(세비야)와 강력한 중원을 형성하며 상대를 압도했다. 그 결과 크로아티아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준우승에 이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브라질을 꺾고 올라가 3위를 차지하는 등 깜짝 성과를 냈다.
오랫동안 인테르를 지휘해 온 브르조비치는 올여름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지난해 재계약을 맺은 그는 2026년 여름에야 인테르와 계약이 만료되지만, 바르셀로나 이적을 추진했다. 바르셀로나는 시즌 종료 전부터 프랭크 케시에와 그를 바꾸려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브로조비치의 최종 선택은 사우디행이었다. 재정난을 겪고 있는 바르셀로나로서는 사우디의 오일 머니를 이겨낼 재간이 없었다. 이미 바르셀로나는 브로조비치 영입 포기를 선언한 상황.
주안 라포르타 바르셀로나 회장은 "브로조비치는 너무 비싸다. 그와 계약은 재정적 패키지가 필요하기에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며 "그는 사우디로부터 제안을 받았다. 우리는 영입 경쟁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브로조비치가 이대로 알나스르에 합류한다면, 그는 호날두와 한솥밥을 먹게 된다. 알나스르는 지난해 12월 말 호날두를 품으며 모두를 놀라게 했고, 사우디발 영입 러시의 시작을 알렸다. 이제 알나스르는 남다른 머니 파워를 자랑하며 올여름 브로조비치는 물론이고 하킴 지예흐(첼시) 영입까지 눈앞에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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