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준(21, 강원FC)이 올여름 유럽 진출에 대한 꿈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어떤 상황에서든 소속팀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프로다운 모습 역시 잊지 않았다.
강원FC는 25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19라운드에서 수원FC와 1-1로 비겼다. 양 팀 모두 승점 3점이 간절한 경기였지만, 승자는 나오지 않았다.
강원은 전반 26분 이정협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다. 그의 올 시즌 마수걸이 득점포였다. 하지만 강원은 후반 들어 수원FC에 주도권을 내주기 시작했고, 후반 21분 라스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결국 강원은 적지에서 승점 1점을 따낸 데 만족해야 했다.
셀틱으로부터 이적 제안을 받은 양현준도 선발 출전해 활약했다. 그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셀틱 합류를 원하고 있지만, 강등권인 강원은 지금은 양현준을 놓아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강원은 이적 후 6개월 재임대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으나 거절당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양현준은 "이기고 있다가 비겨서 정말 아쉽다. 윤정환 감독님께서 처음 오셨는데 승리하지 못 해 죄송하다. 내 경기력도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였다"라며 "감독님께서 오시고 난 뒤 직선적인 공격보다는 연결하는 패스 플레이를 하려 하고 있다. 체력 안배가 더 잘 되는 효율적인 축구를 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양현준은 "더 적극적으로 하려 하는 팀 분위기다. 감독님께서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하다 보니까 더 활기찬 분위기가 된 것 같다"라며 "우리가 강등권이기 때문에 승점 3점이 필요했다. 그런데 비겨서 경기 후 분위기가 그리 좋지는 않았다. 이길 수 있는 경기였기 때문에 분위기가 더 가라앉았다. 그래도 형들께서 다음 경기가 있으니 꼭 이기자고 얘기했다"라고 덧붙였다.
경기 전 윤정환 감독은 양현준의 셀틱 이적설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그는 "얘기는 해봤다. 내가 관여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구단과 에이전트 간 이야기라 생각한다. 나도 선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만, 내가 모르는 일들이 많다"라며 "미디어를 통해 흔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 본인에게도 안 좋은 일이다. 물밑에서 조용히 작업하길 바란다. 자꾸 언론에 나오면 팀도 더 어려워지고 선수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어린 선수인 만큼 많이 흔들릴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양현준의 유럽 도전 의사도 확고했다. 그는 "유럽에 가는 건 모든 선수들의 꿈"이라며 "나 역시 팀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일단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다. 지금은 강원 소속이기 때문에 강원 팬들과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게 프로의 마인드다. 최선을 다하려 노력 중"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또한 양현준은 "일단 강원 대표이사님과 단장님, 감독님께 쉽지 않은 기회이니 유럽으로 가고 싶다는 말씀드렸다"라며 "여름에 가야 적응하기도 편하다. 팀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작년에 미국에서 제안이 왔을 때도 유럽행이 목표였기 때문에 팀에 남았다. 또 구단에서도 유럽에서 제안이 오면 보내주겠다고 했다. 적극적으로 도와준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아쉬움도 클 테지만, 프로페셔널한 마인드는 흔들리지 않았다. 양현준은 "지금 셀틱에서 좋은 오퍼가 왔기 때문에 가고 싶다. 말하기가 조심스럽다"라며 "물론 셀틱에 가고 싶은 마음은 변함없겠지만, 만약 강원이 거절한다면 나도 강원 소속으로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게 프로라고 생각한다.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형들이나 지인, 부모님, 에이전트와 많이 이야기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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