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작 30분 만에 터져나온 팬들의 간절한 외침이 통한 것일까. 수원FC가 후반전 달라진 모습으로 연패를 끊어냈다.
수원FC는 25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19라운드에서 강원FC와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수원FC는 승점 1점을 추가하며 승점 19점(5승 4무 10패)으로 10위를 유지했다.
승점 6점이 걸린 경기였다. 수원FC와 강원은 나란히 10위와 11위에 위치한 만큼, 강등권 탈출을 위해서는 결코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였다. 김도균 수원FC 감독도 경기 전 "여기서 더 뒤처지면 중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이 사라진다. 그래서 오늘 경기가 더더욱 중요하다. 오늘을 계기로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 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김도균 감독의 바람과 달리 수원FC는 경기 초반부터 흔들렸다. 전반 1분 만에 이정협에게 위협적인 기회를 허용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반 7분에도 골키퍼 박배종의 선방이 없었다면, 김대원에게 선제골을 내줄 뻔했다.
결국 수원FC는 강원의 측면 공격을 제어하지 못하며 선제 실점하고 말았다. 전반 26분 우측에서 공을 잡은 한국영이 정확한 얼리 크로스를 올렸고, 이정협이 헤더로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이정협의 시즌 마수걸이 골이자 윤정환 감독 체제에서 나온 첫 골이었다.
이후로도 수원FC 수비는 안정감을 찾지 못했다. 전반 30분에는 다시 한번 이정협에게 당하며 그의 멀티골을 바라만 볼 뻔했다. 오프사이드로 취소되긴 했지만, 수비수 두 명이 이정협의 턴 동작에 완벽히 벗겨지며 불안감을 남겼다.
패스 실수로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다. 전반 31분 김현훈의 패스가 중앙선 부근에서 이승원에게 끊겼다. 이승원의 과감한 중거리 슈팅은 골문을 벗어나긴 했지만, 추가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장면이었다.
골대 뒤 가변석을 가득 메운 수원FC 팬들도 더 이상 참지 못했다. 큰 소리로 선수들을 응원하던 이들은 "정신 차려 수원!"을 연호하며 따끔한 질책을 보냈다. 수원FC는 최근 10경기에서 2승 1무 7패에 그치고 있는 만큼 팬들로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강원의 기세는 빠르게 식지 않았다. 강원은 전반 33분에도 양현준을 필두로 날카로운 역습을 펼치며 수원FC를 위협했다. 수원FC는 전반에만 슈팅 9개를 허용하며 팬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정신 차리라는 팬들의 간절한 외침 덕분일까. 수원FC는 후반 들어 반격을 시작했다. 교체 투입된 김현과 라스가 최전방에 '트윈 타워'를 세웠고, 오인표와 이승우가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흐름을 잡은 수원FC는 머지 않아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21분 오인표가 우측면을 질주한 뒤 박스 안으로 날카로운 컷백 패스를 전달했다. 이를 라스가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하며 골문 구석을 꿰뚫었다. 골을 외치던 수원FC 팬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골키퍼 박배종의 슈퍼세이브도 이어졌다. 그는 후반 27분 일대일 기회에서 박상혁의 슈팅을 막아내며 팀을 실점 위기에서 구해냈고, 1분 뒤에도 갈레고의 날카로운 왼발 중거리 슈팅을 안정적으로 잡아내며 강원 팬들을 탄식케 했다.
수원FC는 이후로도 이승우와 라스를 중심으로 역전골을 위해 공세를 펼쳤다. 분명 전반전과는 달라진 경기력이었지만, 한끗이 모자랐다. 수원FC는 끝내 역전에는 실패하며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수원FC 팬들로 하여금 다시 한번 다음을 기대케 하는 후반 45분이었음에는 틀림없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