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성(23, FC서울)이 직접 겪은 위르겐 클린스만(59) 축구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에게 자유를 많이 주시는 감독'이었다.
FC서울은 24일 오후 4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9라운드에서 수원삼성을 1-0으로 제압하며 '슈퍼매치' 2연승을 달렸다.
이로써 서울은 4경기 만에 승리를 거두며 승점 32점(9승 5무 5패)으로 2위를 탈환했다. 반면 수원은 시즌 첫 홈 승리를 다시 한번 미루며 리그 6경기 무승의 늪(1무 5패)에 빠졌다. 순위는 승점 9점(2승 3무 14패)으로 여전히 최하위.
경기 막판 윌리안의 극장골이 승부를 갈랐다. 후반 42분 오스마르가 왼쪽으로 정확한 롱패스를 뿌렸고, 공을 받은 윌리안이 정승원을 제치고 박스 안으로 파고들었다. 그는 침착하게 한 번 접으며 고명석을 따돌린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꿰뚫었다.
김주성은 이날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 활약을 펼쳤다. 그는 안병준과 아코스티 등 수원 공격진을 잘 막아내며 팀의 무실점 승리에 힘을 보탰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김주성은 "대표팀에 다녀오면서 팀 훈련을 이틀만 하고 경기에 뛰었다. 서울에 돌아왔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계속 준비하고 있었다"라며 "마지막 경기일 수도 있는 의조형이 팀에 끝까지 헌신해 준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과정도 중요하지만, 결과를 가져와 너무 좋았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황의조는 이번 경기를 끝으로 서울을 떠난다. 물론 다시 돌아올 가능성도 있지만, 서울과 임대 계약은 오는 30일을 끝으로 만료된다. 황의조는 "아직 노팅엄과 얘기하고 있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서울과 계약은 6월 30일까지다. 일단 그다음에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김주성도 황의조와 작별에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장난삼아서 의조 형에게 떠나는지 아닌지 물어보기도 했지만, 예민할 수 있는 부분이라 말을 많이 아꼈다. 누구보다 좋은 선수임을 알기에 언론에서 팀을 나가는 식으로 이야기가 나왔을 때 많이 안타까웠다. 1년 동안 함께하면 좋겠지만, 남은 선수들도 워낙 좋은 선수들이다. 함께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주성은 최근 국가대표팀도 다녀왔다. 그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부름을 받아 6월 A매치에 소집됐다. 비록 경기에 뛰지는 못했지만, 해외파 선배들과 함께 호흡한 시간은 그에게 소중한 경험이었다.
직접 겪은 클린스만호는 어땠을까. 김주성은 "함께 훈련하면서 너무나 좋은 선수들이라는 사실을 많이 느꼈다. 피지컬적인 부분이나 공 차는 부분, K리그보다 빠른 템포 면에서 버거웠다. 해외파 선수들과 일대일 훈련에서 내가 수비수인데도 많이 제쳐지면서 많이 배웠다. 뭘 보완해야 하는지 확실히 느끼고 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클린스만 감독님은 선수들에게 자유를 많이 주신다"라며 "경기를 뛰지 못해서 전술적인 부분은 이야기하기 어렵다. 그래도 선수들이 운동장 안에서 단합하며 플레이를 맞춘다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두리 어드바이저와 손흥민 등 대표팀 적응을 도와준 이들도 많았다. 김주성은 "차두리 어드바이저님이 자신감을 갖고 플레이할 수 있도록 옆에서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FC서울에도 계셨고, 오산고 유스 감독도 하셨어서 나에 대해 많이 알고 계신다"라며 "손흥민 선수도 이번에 가서 처음 뵀다. 일부러 내게 말도 많이 걸어주고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라고 밝혔다.
또한 김주성은 대표팀에서 친해진 동료를 묻자 "아무래도 박지수 선수가 상무 시절 내 후임이었다. 박지수 선수와 같이 다니는 (조)현우 형도 많이 챙겨줬다"라고 답했다.
김주성은 다가오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의지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군대에 대한 압박감이 없다. 이런 부분은 좋지만, 아시안게임은 큰 무대이기 때문에 욕심이 없지 않다"라고 말했다. 김주성은 지난 2021년 김천 상무에 입대하면서 일찌감치 병역 의무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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