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수 수원삼성 감독이 아쉬운 한 골 차 패배에도 선수들에게 칭찬을 보냈다.
수원삼성은 24일 오후 4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9라운드에서 FC서울에 0-1로 패하며 '슈퍼매치' 2연패에 빠졌다.
이로써 수원은 시즌 첫 홈 승리를 다시 한번 미루며 리그 6경기 무승의 늪(1무 5패)에 빠졌다. 순위는 승점 9점(2승 3무 14패)으로 여전히 최하위. 반면 서울은 4경기 만에 승리를 거두며 승점 32점(9승 5무 5패)으로 2위를 탈환했다.
경기 막판 윌리안의 극장골이 승부를 갈랐다. 후반 42분 오스마르가 왼쪽으로 정확한 롱패스를 뿌렸고, 공을 받은 윌리안이 정승원을 제치고 박스 안으로 파고들었다. 그는 침착하게 한 번 접으며 고명석을 따돌린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꿰뚫었다.
결국 이 득점이 결승골이 됐다. 수원은 마지막까지 동점을 위해 공세를 펼쳤지만, 끝내 서울 골문을 열지 못했다. 종료 직전 뮬리치의 연이은 슈팅은 서울 골키퍼 백종범의 슈퍼세이브에 막혔고, 고명석 머리에 맞은 공이 골대를 때리는 불운까지 이어졌다.
김병수 감독은 경기 후 "전술적으로 중원에 숫자를 많이 배치해서 중원 싸움을 하려고 노력했다. 정신적 측면에서 보면 전반전에 잘 버티고 후반전에 시간을 나눠 쓰며 정신력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마지막에 그럴 수도 있다. 집중력의 차이"라며 "실점 장면을 배고는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 물론 경기력은 상대가 가져갔지만, 정신력은 우리가 갖고 왔다. 개인적으로 선수들을 칭찬해주고 싶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빅버드를 찾은 공식 입장 관중 수는 무려 19513명에 달했다. 지난 3일 수원FC전 13104명을 뛰어넘는 올 시즌 빅버드 최다 관중 기록이다. 그럼에도 수원은 홈에서 승점 3점을 따내는 데 실패하며 고개를 떨궜다.
김병수 감독은 이에 대해 "콕 집어서 말씀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다"라며 씁쓸하게 웃은 뒤 "우리가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결과가 어떻든 우리에게도 좋은 경험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힘들고 부담이 크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큰 경험이다. 패배는 아프지만, 다음 경기도 해야 한다. 너무 신경 쓰고 고민하다 보면 정신적으로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에서 데려온 김주원이 선발 출전해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경기 시작 20초 만에 골키퍼와 호흡 미스로 위기를 맞는 등 휘청하기도 했지만, 머리에서 피를 흘리면서도 붕대를 감고 부상 투혼을 펼쳤다. 김병수 감독은 "작은 실수는 있었지만, 팀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좋은 에너지를 가진 모습이었다. 아직 연습을 한두 번 하고 합류했지만, 무리 없이 데뷔전을 치렀다"라고 평가했다.
김병수 감독과 수원 벤치는 경기 막판 심판진을 향해 항의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상황을 묻는 말에 "기자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라며 씁쓸한 미소를 지은 뒤 "보는 눈이 각자 다른 것 같다.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굉장히 아쉬운 장면은 몇 차례 있었다"라며 말을 아꼈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