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원' 조세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이탈리아 명문 AS 로마의 방한이 무산되는 것일까.
이탈리아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는 23일(한국시간) '한국 투어의 미스테리'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로마의 여름이 공해상에 머물러 있다"면서 "울버햄튼(7월 29일), 인천 유나이티드(8월 1일)와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 투어 두 경기를 갑자기 건너뛰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전했다.
로마의 방한 경기는 스타디움 엑스(STX)-언터처블 스포츠 그룹(USG) 컨소시엄이 주최하고 있다. STX-USG 컨소시엄은 오는 7월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황희찬의 울버햄튼과 오현규 소속 셀틱 경기, 7월 29일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울버햄튼과 로마전, 8월 1일 같은 장소에서 인천과 로마전을 준비하고 있다. 로마는 2경기가 예정돼 있다.
기사에 따르면 로마 구단 새로운 커머셜 디렉터인 미국인 마이클 웬델은 로마의 방한을 담당하고 있는 조직과 300만 유로(약 43억 원)에 합의를 봤다. 로마 구단이 STX-USG 컨소시엄과 한국 투어에 나서는 조건인 셈이다. 로마는 이 중 일부 비용을 선불로 지불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아직 입금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STX-USG 컨소시엄은 6월초 김민재 소속팀 나폴리와 이강인이 속한 마요르카의 방한 친선 맞대결을 추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바 있다. 6월 8일(서울월드컵경기장), 10일(고양종합운동장)에 각각 두 팀의 맞대결을 준비했으나 대한축구협회(KFA)가 제시한 조건 중 하나인 한국프로축구연맹의 동의서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연맹은 6월 10일 K리그 6경기(K리그1 3경기, K리그2 경기)가 예정돼 있어 친선전을 승인해주지 않았다. KFA는 6월 8일 한 경기라도 개최할지를 컨소시엄 측에 문의하면서 24억 원의 예치금을 맡기거나, 8억 원의 예치금과 금전채권신탁계약서를 내달라고 요청했다. 컨소시엄은 이후 에스크로 계좌를 요구했다가 다시 일시불로 입금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으나 결국 예치금을 입금하지 못했다.
결국 컨소시엄 측은 KFA가 제시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고 KFA는 나폴리와 마요르카 두 경기를 모두 불허한다고 결정, 통보했다. 컨소시엄 측은 이 결정이 부당하다며 소송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컨소시엄 측은 프리시즌 세 경기(울버햄튼-셀틱, 울버햄튼-로마, 인천-로마) 추진에 집중하기로 결정, KFA-연맹과 협력하기로 생각을 바꿨다.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는 "나폴리와 마요르카의 친선경기 사례와 같은 '실수'이다"라면서 "당시 경기 주인공은 김민재와 이강인이었을 것이다. 그 친선전이 성사됐다면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 나폴리 회장은 500만 유로를 벌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폴리 역시 그 돈을 받지 못했다. 데 라우렌티스 회장은 로마에 전화를 걸어 동남아시아투어에 가지 말라고 조언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기사에 따르면 로마는 현재 두 가지 딜레마에 빠졌다. 로마는 이미 다른 현지 프로모터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투어 2023'의 일환으로 7월 26일 싱가포르에서 토트넘과 친선전을 공식화한 상태다. 첫 경기 후 비행기로 6시간 거리인 한국에서 열리는 두 번째 경기는 아시아 대륙에서 팀의 브랜드 인지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계획된 경기였다.
결국 로마는 돈이 입금되길 바라며 토트넘과 맞대결을 위해 싱가포르로 떠날지 아니면 모두 포기하고 다른 옵션을 연구할지 보드진들과 상의를 해야 한다. 로마는 투어를 취소할 경우 훈련과 친선전 일정에 열흘의 공백이 생기게 돼 한달 일정을 완전히 수정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 STX-USG 컨소시엄은 한국 및 아시아 전역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인터내셔널 챔피언스 컵(ICC) 등 다양한 국제축구 이벤트들을 경험한 국내외 베테랑들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