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이제 축구까지 장악하려 한다. 그들의 스포츠 워싱을 막아야 한다."
제이미 캐러거(45)가 전 세계 축구 스타들을 수집하는 사우디의 광폭 행보를 보며 경고를 보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22일(한국시간) "캐러거는 베르나르두 실바(29, 맨체스터 시티) 영입에 가까워진 사우디 리그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사우디가 스포츠 워싱을 멈춰야 한다고 비난했다"라고 보도했다.
최근 사우디는 막대한 자금을 앞세워 스타 플레이어들을 영입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알나스르 이적이 시작이었다. 이번 여름에도 이미 카림 벤제마와 은골로 캉테(이상 알이티하드)가 사우디 무대에 입성했다. 심지어는 리오넬 메시 영입을 추진하다가 실패하기도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사우디는 손흥민(토트넘)과 윌프리드 자하, 루카 모드리치, 토니 크로스(이상 레알 마드리드), 세르히오 라모스 등 쟁쟁한 선수들을 노리고 있다. 대부분 현역 생활 황혼기를 맞은 선수들이긴 하지만, 이들의 명성을 고려하면 사우디의 계획이 얼마나 야심 찬지 알 수 있다.
게다가 은퇴를 앞둔 선수들만 영입하는 것도 아니다. 한창 전성기인 후벵 네베스(26, 울버햄튼)는 알힐랄 이적을 앞두고 있으며 칼리두 쿨리발리(32), 하킴 지예흐(30), 에두아르 멘디(31, 이상 첼시)도 사우디 무대 합류를 기다리고 있다. 사우디의 행보가 심상치 않은 이유다.
그러던 중 더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프리미어리그에서 손꼽히는 미드필더인 실바마저 사우디 무대 입성에 가까워졌다는 것. 스페인 '마르카'에 따르면 한 사우디 팀이 맨시티에 7000만 유로(약 998억 원)를 제시했고, 그 역시 제안을 받아들여 이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실바는 맨시티 중원의 핵심 선수로 2022-2023시즌에도 55경기에 출전해 7골 8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왕성한 활동량과 다재다능함을 자랑하며 펩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중용받았고, 역사적인 트레블에 큰 힘을 보탰다. 실바는 인터 밀란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도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당연히 실바를 원하는 팀은 적지 않다. '프랑스 챔피언' 파리 생제르맹과 '스페인 챔피언' FC 바르셀로나를 노리고 있다. 그럼에도 실바는 맨시티를 떠나 사우디 이적을 생각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오일 머니'를 등에 업은 사우디가 엄청난 야망을 품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마르카에 따르면 이들은 단순히 은퇴를 앞둔 선수들에게 큰돈을 주는 리그가 아니라 유럽과 직접 경쟁하는 리그가 되길 원하고 있다. 물론 상상을 뛰어넘는 자금력이 뒷받침되기에 꿀 수 있는 꿈이다.
이를 본 캐러거는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실바는 전성기에 있으며 지난 5년간 유럽에서 손꼽히는 선수 중 한 명이었다. 나는 사우디 리그가 30대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네베스와 실바 같은 엘리트 선수들을 영입한다면 이야기가 다르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캐러거는 "만약 정말로 그렇게 된다면 그들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사우디는 골프, 큰 복싱 경기를 점령했다. 이제는 축구까지 점령하길 원한다. 이러한 스포츠 워싱은 중단돼야 한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스포츠 워싱이란 특정 국가나 기업, 단체 등이 스포츠를 이용해 문제를 숨기고 대중의 시선을 돌리는 행동을 뜻한다. 스포츠를 앞세운 이미지를 세탁이라고 볼 수 있다. 사우디 내에서 벌어지는 언론인 살해, 반체제 인사 탄압, 여성 인권 탄압 등에 대한 비판을 잠재우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사우디 관광청은 메시와 홍보 대사 계약을 맺고, 연출된 이미지를 널리 퍼트리려 하고 있다. 그는 소셜 미디어에 사우디를 홍보하는 사진 한 장을 올리고 무려 200만 달러(약 26억 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사우디는 국부 펀드 차원에서 후원하는 LIV 골프를 통해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까지 집어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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