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감독 최초 4G 무승' 클린스만, 이례적 인터뷰..."긍정적 부분 많았다. 모두 승리했어야"[오!쎈 현장]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06.22 15: 16

위르겐 클린스만(59)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코칭스태프를 대동한 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례적으로 A매치 종료 후 인터뷰에 나선 그는 지난 4경기를 되돌아보며 긍정적인 부분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대한축구협회는 22일 오후 2시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에서 축구대표팀 코칭스태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필두로 베르너 로이타드 피지컬 코치와 안드레아스 쾨프케 골키퍼 코치, 파올로 스트링가라 코치,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수석코치, 김영민(마이클 김) 코치가 총출동했다.
클린스만호는 앞서 열린 6월 A매치 두 경기에서 1무 1패를 거뒀다. 페루를 상대로 0-1로 패했고, 엘살바도르와 1-1로 비겼다. 첫 승 사냥은 또 한 번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클린스만 감독과 코치진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한국대표팀 클린스만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2023.06.22 /ksl0919@osen.co.kr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클린스만 감독과 코치진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한국대표팀 클린스만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2023.06.22 /ksl0919@osen.co.kr

최악의 출발이다. 클린스만호는 지난 3월 A매치 2연전에서도 콜롬비아(2-2), 우루과이(1-2)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부임 후 4경기 무승은 외국인 감독 부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4경기 모두 홈에서 열렸음에도 2무 2패에 그쳤다. 옆나라 일본은 엘살바도르(6-0)와 페루(4-1)를 대파했기에 더욱 비교된다.
그러자 대한축구협회는 A매치 종료 후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주요 내용은 부임 이후 각자 맡은 영역에서 바라본 한국대표팀에 대한 생각, A매치 4경기에 대한 전체적 평가와 향후 대표팀 운영 방향"이라고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3월부터 이런 자리를 구상해 왔다며 코치진과 함께 인터뷰하는 시간을 원해 자청했다고 설명했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클린스만 감독과 코치진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한국대표팀 클린스만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2023.06.22 /ksl0919@osen.co.kr
▲ 이하 클린스만 감독 일문일답 전문.
- 역대 외국인 감독 중 부임 첫 4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 감독은 아무도 없었다. 이를 알고 있는지?
몰랐다(웃음). 최대한 빨리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1승도 중요하지만, 계속해서 2승, 3승을 거두는 게 중요하다. 지난 4경기에서 분명 좋은 경기력도 보여줬다. 콜롬비아전 후반전, 우루과이 전반전, 그리고 6월 2연전에서도 좋은 장면이 있었다.
결과는 가져오지 못했지만, 3개월 동안 많이 배웠다. 한국 선수들과 K리그 선수들, 군 시스템, 협회에 대해 많이 알게 됐고 배우고 있다. 오는 1월에 중요한 대회가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이미 요르단과 바레인에 사람을 파견해 분석하고 피드백도 받고 있다. 상대팀 분석도 쉬지 않고 준비 중이다. 9월에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도록 노력할 것이며 아시안컵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 소집 후 인종차별 발언을 한 박용우를 경기에 내보냈다. 다음에도 이런 문제가 생긴다면 해당 선수를 뽑을 생각인지?
항상 선수들 앞에 내가 나서겠다. 언제나 선수가 먼저여야 한다. 선수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존중받아야 한다. 선수들이 나를 필요로 할 때는 언제나 앞에 나설 것이다.
- A매치 종료 후 열린 이례적인 기자회견이다. 어떻게 열게 됐는지 궁금하다.
지난 3월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3월 소집이 끝난 뒤 이런 자리를 가지려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나와 함께하는 코치들과 함께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공유하고 싶었다. 이런 기회를 만들어 준 협회 미디어팀에 감사하다. 대표팀은 클럽팀과 운영 방식이 조금 다르다. 이렇게 질문을 주고받는 기회를 지난 3월부터 갖고 싶었다. 
아시안컵은 국제 대회고 메이저 대회다. 국제 대회를 준비하려면 국제적인 시야가 필요하다. 변화를 빠르게 받아들여야 한다. 현재 유럽에서 많은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에도 있고 곧 독일 빅클럽, 프랑스 빅클럽에서 뛰는 선수도 생길 것이다. 누구를 말하는지 모두 알 것이다(웃음). 이 선수들, 그리고 소속팀과 연락하며 정보를 주고받는 게 중요하다. 또 김영민 코치와 차두리 어드바이저가 계속 K리그 현장을 다니면서 선수들을 체크하고 있다. 나도 최대한 많은 경기를 가려 노력하고 있다.
소집 기간은 길지 않지만, 많은 부분을 본다. 준비성과 열망, 각 파트를 맡은 사람들을 모두 보고 있다. 미디어팀, 마케팅팀, 그리고 버스 기사까지 말이다. 어떻게 최고의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성공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내 임무는 짧은 소집 기간에도 잠을 자기 보다는 감독으로서 계속 생각하고 최고의 사람들로 팀을 꾸리는 것이다. 선수들과 스태프들도 모두 최고로 꾸려 카타르에 가서 결과를 내고 싶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클린스만 감독과 코치진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한국대표팀 클린스만 감독이 미소짓고 있다. 2023.06.22 /ksl0919@osen.co.kr
- 지난 A매치 4경기를 평가하자면?
긍정적인 부분이 많았다. 4경기 모두 승리해야 했다고 생각한다. 상대보다 좋은 경기를 펼치는 순간도 많았고, 득점 기회도 있었다. 일단 문전 앞에서 결정력을 높여야 하고 더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반대로 수비 면에서는 엘살바도르전처럼 종료 3분 전에 실점하는 장면이 나와선 안 된다. 훈련 때 보면 선수들이 많이 배우려 하고 지시를 이행하려 노력한다. 이런 긍정적인 모습들을 바탕으로 잘 준비하면 9월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을 것이다. 나와 우리 코치들도 마찬가지다. 잘하고 싶고, 최고의 지도자로서 선수들을 최고의 선수들로 만들고 싶다. 언제나 그런 고민을 하고 함께 회의한다. 예를 들자면 만약 조규성이 유럽에 진출한다면 어떻게 더 성장시킬지, 유럽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그런 부분을 코치진과 계속해서 논의하고 있다.
- 코칭스태프가 외국에 있다 보니 K리그 현장을 직접 찾지 못하고 있다. 안현범을 직접 보고 뽑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했다. 이런 상황을 바꿀 의향이 있는지?
당연히 K리그의 모든 경기를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모든 구단의 경기를 최소 한 번씩은 보려고 노력했다. 미국에 있을 때도 MLS에 있는 선수들 13명과 해외 리그 선수 10명을 데리고 월드컵에 나선 기억이 있다. 차두리 어드바이저와 김영민 코치가 지속적으로 경기장을 찾고 있고, 해외에 상주하는 코치들도 모니터링하고 있다. 총 30명~35명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팬분들의 걱정도 이해는 한다. 우리가 매주 경기장에 나타나서 관전하는 모습을 원하시겠지만, 우리도 많은 경기를 봤다. 이번 6월에 5명이 새로 데뷔했다. 계획하지는 않았지만, 변화가 생기면서 그렇게 됐다. 이 5명은 앞으로도 꾸준히 관찰될 것이다. U-24 선수들과 U-20 선수들도 계속해서 지켜볼 것이다. 지도자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클린스만 감독과 코치진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한국대표팀 클린스만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2023.06.22 /ksl0919@osen.co.kr
- 전술적 색채에 대한 우려가 많다. '클린스만호가 지향하는 축구는 이런 것'이다라고 확실히 말한다면?
개인적으로는 공격수였다 보니까 공격 축구를 좋아한다. 전방 압박과 수비 라인을 높여 앞에서부터 몰아치는 축구를 원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체력이 많이 필요하다. 체력적으로 잘 준비돼야 한다. 하지만 어떤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는지, 이 선수들에게 어떤 축구가 어울리는지가 중요하다. 유동적이어야 하고, 많은 전술과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만나는 상대가 모두 다른 축구를 구사할 것이다.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지난 경기에서 투톱을 기용했는데 한국에서는 공격수들이 투톱 전술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선수들이 투톱 움직임에 익숙지 않다는 숙제를 얻었다. ‘내 축구가 이렇다’라기 보다는 선수들이 어떤 성향을 갖고 있는지, 어떤 전략에 적합한지, 어떻게 해야 100%를 끌어낼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코치진들과 계속해서 논의하고 있다.
- 본인이 추구하는 구체적인 축구상을 듣고 싶다. 손흥민에게 ‘8번 역할’을 맡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어떤 축구를 하길 원하는지 물어보고 싶다. 축구 색깔이나 스타일은 어느 나라를 가든 그 나라의 성향과 문화가 반영된다고 생각한다. 손흥민 8번 이야기는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일 뿐이다. 앞으로 정말 많은 전략과 전술을 짤 수 있다. 손흥민이 프리롤을 맡거나 7번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오현규, 조규성, 황의조가 더 많이 득점하고 꾸준히 골을 넣는 공격수가 되길 원한다. 이런 숙제가 생길 때는 여러 전술을 짤 수밖에 없다.
이강인도 더 이상 교체로 들어오는 선수가 아니다. 그가 있을 때는 그의 다른 성향과 템포를 보여주면서 팀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 황희찬도 팀에 좋은 활력을 불어 넣었다. 어떤 선수들과 같이 할 수 있는지, 어떤 조합을 짤 수 있는지에 따라 색깔이 달라질 것 같다. ‘우리 색깔이 무엇이다’라고 말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앞으로 더 뚜렷해질 것이다. 엘살바도르전에서도 막판에 횡패스를 하다가 실수가 나오면서 결국 실점했다. 나는 전방 공격수 두 명을 향해 롱킥으로 연결하길 바랐다. 이것도 하나의 스타일이다. 지금은 맞춰가는 과정이지만, 앞으로 색깔이 더 뚜렷해지면서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황의조(31, FC서울)가 대표팀에서 약 1년 만에 골 맛을 봤다. 그러나 클린스만호 '첫 승'은 따라오지 않았다.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 랭킹 27위)은 20일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엘살바도르(75위)와 6월 A매치 2차전을 치러 1-1 무승부를 거뒀다.경기 종료 후 대한민국 손흥민이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3.06.20 /ksl0919@osen.co.kr
{황의조(31, FC서울)가 대표팀에서 약 1년 만에 골 맛을 봤다. 그러나 클린스만호 '첫 승'은 따라오지 않았다.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 랭킹 27위)은 20일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엘살바도르(75위)와 6월 A매치 2차전을 치러 1-1 무승부를 거뒀다.후반 대한민국 손흥민, 클린스만 감독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3.06.20 /ksl0919@osen.co.kr
- 탈장 수술을 받은 손흥민을 소집했다. 휴식을 주는 게 어땠냐는 의견도 있는데?
소집 전에 따로 연락을 했고, 수술 이야기를 들었다. 본인의 소집 의지가 강했다. 경기장 밖에서라도 역할을 하길 원했다. 또 훈련을 쉬지는 않았다. 결국 손흥민은 엘살바도르전에서 마지막 20분을 뛰었다. 물론 100%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운동장 안팎에서 많은 노력을 해줘서 정말 고마웠다.
- 김민재가 바이에른 뮌헨 이적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도 뮌헨과 인연이 깊은데 따로 이야기 나눈 바가 있는지?
어디까지 협상이 진행됐는지, 정확히 무슨 상황인지는 잘 모른다. 따로 연락받은 바는 없다. 다만 옆에 있는 헤어초크 코치도 프랑스어를 잘한다. 독일 코치도 많아서 도움을 줄 수 있다. 조규성도 유럽 이적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김지수도 유럽에 진출하고 있다. 황의조도 노팅엄으로 돌아간다고 알고 있다. 한국 축구가 세계에서 얼마나 위상이 높은지 알 수 있다. 자랑스럽고 영광이다. 유럽 기자들에게 메일도 많이 온다. 특히 독일 기자들에게 많은 문의를 받았다. 코치들이 유럽 현지에서 언제든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선수들도 인지하길 바란다. K리그2 선수들도 우리가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모두 자랑스러워해도 된다. 지난 10년~15년간 한국 축구가 얼마나 빨리 발전했는지 자랑스러워해야 한다. 지난 월드컵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다. 선수들을 어떻게 지원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지 고민해야 한다. 축구는 매일 발전하고 매일 달라지고 있다. 어떻게 하면 한국 축구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아시안컵에서 강한 팀을 만들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어디서든 코칭 스태프들이 선수들을 지켜볼 것이다. 일본은 뒤셀도르프에 사무실을 두고 유럽파를 체크하는데 이것도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현재 목표는 모두 똑같다. 아시안컵 우승이다. 꼭 좋은 성적과 결과로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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