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체제' 한국이 또 ‘첫승’을 놓쳤다. 아쉬운 골 결정력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엘살바도르와 6월 A매치 2차전을 치러 1-1 무승부를 거뒀다.
앞서 16일 페루와 1차전에서 0-1로 패했던 한국은 2차전은 비겼다. 지난 3월 한국 사령탑으로 부임한 클린스만 감독의 ‘마수걸이’ 승리는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클린스만호는 지난 3월 A매치 2연전 때 1무1패(콜롬비아 2-2 무승부, 우루과이 2-1 패)를 기록했다. 여기에 이번 페루와 경기에서도 패배를 떠안았다. 이번엔 무승부.
전반전은 한국이 주도했다. 볼점유율 65%대35%로 앞서고, 슈팅도 8개(엘살바도르5개)로 상대보다 많이 기록했다. 그러나 초반 45분에 골은 나오지 않았다.
한국이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전반 4분 설영우가 2대1 패스를 통해 엘살바도르의 오른쪽 측면을 뚫은 뒤 전진해 들어가는 이재성에게 공을 내줬다. 이재성은 왼쪽 골대를 보고 슈팅을 시도,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한국이 계속 공격해 나갔다. 전반 13분 왼쪽 측면에서 압박을 통해 상대 선수로부터 공을 빼앗은 이강인은 아크 정면 부근에 있는 조규성에게 기가 막힌 아웃프런트 패스를 내줬다. 조규성은 잠시 주춤한 뒤 슈팅을 날렸지만 허공을 갈랐다.
전반 19분 이강인이 직접 골문을 노렸다. 박스 안 왼쪽에서 이강인은 상대 수비를 개인기로 벗겨낸 뒤 골대 오른쪽 모서리 쪽으로 슈팅을 날렸다. 왼발잡이인 이강인은 오른발로 위협적인 슈팅을 가져갔다. 그러나 주먹 하나 차이로 골대를 외면했다.
엘살바도르가 역습을 노렸다. 전반 31분 김진수가 공을 놓친 틈을 타 크리스티안 마르티네스가 기습적으로 골을 노렸지만, 골대 옆으로 공이 흘렀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로 나선 황의조가 골을 넣었다.
후반 4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오는 황희찬의 패스를 건네받은 황의조는 좌측면 박스 바로 안에서 상대 선수 2명을 등지고 돌아선 뒤 낮고 빠른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겨냥했다. 그리고 전반전에 터지지 않았던 골이 드디어 나왔다. 골키퍼가 잡기 어려운 방향으로 슈팅이 향했다.
한국은 남은 시간 추가골을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 42분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엘살바도르(75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한국(27위)보다 48계단 아래다. 지난 15일 일본과 원정 평가전에서 0-6으로 패하기도 했다.
한국은 객관적인 전력상 아래에 있는 엘살바도르를 홈으로 불러 공격을 퍼부었지만, 단 한 골에 그친 것은 상당히 아쉬움을 남기는 대목이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명확하게 드러난 경기이기도 했다. 골 결정력을 더 키워야 한단 것이다.
현역 시절 공격수였던 클린스만 감독은 골 결정력 문제에 대해 "훈련으로 해결해야 한다. 훈련 많이 해야 한다. 더 더 많이 해야 한다. 그러면서 선수들에게 믿음을 줘야 한다. ‘득점할 수 있겠다’ 스스로 믿음을 심어주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했다. 훈련량을 늘리면서 정신적인 면을 다스리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스포츠 탈장 수술로 인해 페루전에 결장한 뒤 이날 후반 25분에 투입됐던 손흥민은 믹스트존에서 이날 아쉽게 골 기회를 놓친 선수들을 독려하면서 조언을 건넸다.
그는 "선수들도 골을 분명히 넣고 싶을 것이다. 조급함보다는 훈련할 때 ‘이런 거 쯤이야’라고 생각해서 놓치는 것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런 거 사소한 거 하나하나 내가 원하는 마무리를 꼭 해야겠단 생각을 가지고, 습관을 들인다면 경기장에서 완벽한 찬스가 아니더라도 좋은 기회에서 골을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이번에 스트라이커들이 부족한 모습도 보여줬지만 또 좋은 모습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스트라이커는 골로 이야기해야 하지만 이런 찬스를 놓친다는 건 앞으로 더 ‘배고픔’이 생긴다는 뜻이다. 앞으로 잘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고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결승골’ 주인공 황의조는 "저희가 찬스를 잘 살렸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였다. 반성하고 있다. 공격수로서 더 많은 골을 넣었다면 팀적으로 편하게 경기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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