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氣勢)'의 사전적 의미는 기운차게 뻗치는 모양이나 상태인데, 멘탈리티적인 측면이 강한 e스포츠는 기세가 꺾이면 좀 처럼 되살리기 쉽지 않다. '약체'라는 평가를 무색하게 할 정도의 용병술로 리브 샌박의 지난 스프링 시즌 6강 PO를 이끌었던 그 역시도 이번 시즌 출발이 불안하다.
서머 시즌 개막 전만 해도 '테디' 박진성을 영입해 전력을 보강하고,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훈련 성과도 나쁘지 않았다고 자평할 정도로 시즌 준비를 착실히 해왔던 리브 샌박. 2주차를 마친 시점까지 1승 3패 득실 -4로 공동 7위에 이름을 올려두고 있다.
지난 18일 KT전 0-2 패배 이후 만난 류상욱 감독은 승기를 잡은 1세트 역전패를 아쉬워 하면서 무기력하게 무너진 2세트에 대해서는 착잡한 표정으로 경기 총평을 전했다.
"많이 아쉬운 상황이다. 승기를 잡은 1세트는 제 때에 끝내지 못해 아쉽고, 2세트는 무기력하게 패했다. 승기를 잡으면 공격적으로 나서야 하는데, 그런 점이 많이 부족하다. 여기에 아쉬운 패배 이후에는 무기력해지는 모습이 나오고 있다."
스프링 시즌 강점이었던 중규모 이상 전투 강점이 서머 시즌에서는 무색무취하게 희미해지고 있다는 점이 그의 고민. 베테랑 '테디' 박진성을 중심으로 준비하는 연습에서 나오는 수준급의 경기력이 실전에서는 그의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선수의 무리한 움직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그의 고민을 역력히 느낄 수 있었다.
류상욱 감독은 절실하게 1승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을 연신 강조했다. "2주차를 2패로 끝내서, 3주차에서는 승리가 꼭 필요하다. 우리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목표를 우승으로 잡았다. 시즌 전 미디어데이 때와 현재 스크림 내용은 비슷하다. 우리는 목표를 우승으로 두고 하고 싶었고, 실제로 우승을 노리면서 연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 감독의 이야기처럼 리브 샌박의 문제점은 명확한 상황이다. 경기에 돌입한 이후 약속된 상황과 갑자기 상황이 만들어질 때 톱니바퀴 처럼 움직이지 못해 연습 때 경기력이 실전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9주 간의 정규 시즌 중 이제 2주가 끝났을 뿐이다. 그렇지만 돌발적인 상황의 대처 능력 뿐만 아니라 약속된 플레이도 하지 못한다면 반등은 쉽지 않다. 돌파구를 찾는 류상욱 감독의 용병술을 기대해 본다. / scrapper@osen.co.kr